이 시대 ‘청춘’은 나영석 PD에게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테마다.
29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남자 아이슬란드’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는 2015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청춘’을 이야기하는 데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꽃청춘’ 시리즈가 시청자들에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지난 3년새, 대한민국 청춘은 희망도, 출구도 안 보이는 어둠과 좌절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꽃청춘’을 제작한다는 것에 대해 제작진은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나영석 PD는 “‘꽃할배’ 하다 보니 또 다른 세대는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또 다른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단순한 접근으로 시작했다”고 ‘꽃청춘’ 프로젝트의 출발점을 떠올렸다.
나PD는 “(하지만) 2015년 청춘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어둡고, 그늘이 있는 것 같다”며 “혹시라도 팔자 좋은 애들이 웃고 떠드는 여행으로 보이면 어쩌다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나PD는 “물론 여행은 즐거운 일이고, 프로그램은 시청자에 대리만족 드리려는 의도가 있으니 어쨌든 즐겁게 웃음 드리려 했다”며 “90% 웃음 뒤에 있는 10%의 고민들, 이들이 겪어온 과정 그리고 나아가는 데 대한 고민도 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이들이 성공한 화려한 연예인으로 보일 수 있지만, 똑같은 고민을 치열하게 하는 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나PD는 “처음 시작은 ‘청춘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거창한 의미도 있었다. 어느 정도 인생의 성과를 이룬 40대나, 그게 뭔지 모르지만 그저 신나서 달리는 20대가 있다면, 30대는 즐거움에 몸을 맡길 줄도 알고 고민하고 사색할 주도 아는 세대라고 생각했다”고 이번 시즌에 대해 소개했다.
하지만 나PD는 “그런데, 막상 찍어보니까 그런 깊은 의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의미보다는 즐거움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는 나영석 PD의 배낭여행 시리즈의 일환으로 페루, 라오스 편에 이어 세 번째 여행지로 아이슬란드를 택해 화제를 모았다. 조정석, 정우, 정상훈, 강하늘 네 명의 남자들이 아이슬란드에서 벌이는 힐링 여행을 그려간다.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했던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떠나는, 꽃보다 아름다운 청춘들의 가슴 깊숙한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 2016년 1월 1일 첫 방송.
psyo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