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영화 ‘대호’는 일제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호랑이와 호랑이 사냥꾼의 이야기이자 자연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나가며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CG 퀄리티가 영화의 최대 관심사였다. 뚜껑을 연 ‘대호’는 100% CG로 구현된 호랑이 대호를 스크린에 수놓았고, 섬세하고 세련된 CG가 인간과 교감하는 호랑이를 이질감 없이 그려냈다. 특히 호랑이의 감정이 관객에게까지 그대로 스며들게 만들어 먹먹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Q. 이전에도 동물이 주인공인 영화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지.
A. 동물이 주연인 영화는 처음이다. 동물이 나오는 것들은 꽤 한 적이 있긴 하다. ‘말아톤’에서 초원이와 달리는 말을 한 적 있었고, ‘전우치’의 크리쳐, ‘하울링’의 늑대개 등을 작업했다.
Q. 호랑이가 주인 영화라 부담감이 컸을 듯한데.
A. 부담감도 부담감인데,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었다. 일단 부담만 가지고 한다면 안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그런 게 아니라 누군가가 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내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재밌겠다 라는 생각을 먼저 했던 것 같다.
Q. 시나리오를 본 후 김대호에 대한 첫 느낌은?
A. 세 업체가 PT를 했었다. 두 업체는 이미 제작해놓은 호랑이가 있었다. 하지만 우린 제작해놓은 호랑이가 없었고, 호랑이 외에도 영화상에 길게 보여줄 만 한 크리쳐도 없었다. 우연치 않게 우리 업체가 돼서 의아해했었다. 나중에 촬영장에서 감독님에게 선택이 되게 됐냐고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다. 진지하게 대답은 안해주셨는데 나중에 인터뷰 내용을 보니까 다른 두 팀은 호랑이에 대한 PT를 했었고, 우리는 시나리오에 대한 PT를 했다. 감독님은 호랑이는 업체 어디서나 비슷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다고 하면 아직 준비돼 있지 않지만 분석력을 가지고 있는 업체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라고 말씀하셨더라. 그래서 ‘대호’와 작업하게 됐다.
Q. 박훈정 감독의 특별 주문 사항이 있었나.
A. 호랑이에 대한 어떤 주문은 없었다. 대신 시베리안 호랑이 중에 가장 컸으면 좋겠고, 지금까지 존재하는 호랑이 중에 가장 위용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내용이 주였다. 그래서 각 동물원에 호랑이가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물론 큰 동물원에는 시베리안 호랑이가 있긴 있었다. 운이 좋게 사무실이 부산에도 있는데, 부산 동물원에 호랑이가 있었다. 어느 정도 품을 팔면 촬영도 해볼 수 있고 스틸로도 찍어볼 수 있는 동물원이었던 것이다.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라서 라이브러리가 많이 확보되지는 않았다. 더우면 그냥 누워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역동적인 동작은 전혀 확보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포육실에 새끼 호랑이로 래퍼런스를 확보할 수가 있었다. 일종의 참고서는 될 수 있었다. 모델링을 할 때는 그 호랑이와 똑같이 만들었다.
Q. 자료조사부터 김대호 탄생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1년이라고.
A. 근육이나 털에 대한 움직임이라든가 대호가 가진 외형적인 것과 그 안에 움직임 등이 완성돼야 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1년 정도 걸렸다. 새로 만든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1년은 걸릴 듯하다.
Q. 김대호를 탄생시키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A. 특히나 VFX 작업에선 리얼리티였다. 리얼리티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는 없고, 판타지 장르가 아니라고 하면 리얼리티를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거고 리얼리티 안에서 모든 걸 녹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우와 동등하게 등장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샷 바이 샷으로 다 틀렸던 것 같다. 예를 들어 만덕과 대치하면 만덕의 표정을 따라가야 하는 것이고, 감정신이면 그 감정들을 살려줘야 했기 때문에 뭐 하나 쉬운 작업이 없었다.
Q. 가장 손이 많이 간 장면 하나를 꼽자면.
A.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고 한다고 하면 아마도 어떤 걸 딱 꼽지는 못할 것 같다. 11가지 파트가 있다. 이게 다 다른 사람들이 한다. 중복해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어느 것 하나 대충할 수 있는 작업이 없다. 뭐하나 쉽게 갈 수 있는 파트가 없었다.
Q. 조용석 본부장이 작업한 작품은 어떤 게 있는지?
A. ‘군도’ ‘베를린’ ‘전우치’ ‘추격자’ 등이 있다.
Q. 포스 크리에이티브 파티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가.
A. 외부적으로는 슈퍼바이저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작업자들 간에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고 사무실에서는 VFX 본부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Q. 포스 크리에이티브 파티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작업은?
A. 영화 ‘검사외전’ ‘아가씨’ ‘장산범’ ‘7년의 밤’ ‘아수라’ 등이 있다.
Q. CG는 영화의 어떤 역할을 해주는 요소일까?
A. CG는 기존에 양념이라고 생각했었다. 한국이 언제까지, 언제쯤이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까 했었는데 대호를 하게 되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게 됐다. 주도적인 역할을 맡겨줘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다.
Q. 업무를 소화하면서 힘들 때와 보람을 느낄 때는?
A. 되게 고생해서 작업했는데 결과가 안 좋을 때다. 결과 예측하기가 정말 쉽지 않더라. 보람있을 때는 반대의 경우다. 올해 ‘암살’ ‘베테랑’ 다 천만 넘은 영화들이다. 두 편을 계속했고 결과가 좋다고 하면 작업했던 사람들도 기분이 좋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