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종영하며, 10주간 펼쳐진 ‘80년대 추억 여행’도 막을 내렸다.
지난 16일 방송된 20화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은 그동안 시청자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응팔’ 가족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동시에, 시청자에게도 각자의 지나간 시간들과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선우-보라 커플은 동성동본을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재혼 가정의 선우가 “아저씨”라고 불러오던 새 아버지(최무성 분)의 이름을 청첩장에 찍어 내미는 대목이나, 서로 무뚝뚝해 살가운 대화 한번 나누지 못하는 동일-보라 부녀가 보라의 결혼을 치르면서 편지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대목에서는 시청자들도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시청자들은 대체적으로 그동안 덕선(혜리 분)의 남편을 두고 정환(류준열 분)일 것이라는 추측을 해왔다. 그러나 이렇다 설명이 없어 막판에야 불이 붙은 덕선과 택의 러브스토리만 계속 됐고, 정환이는 주연에서 조연으로 전락해버린 것처럼 보였다. 특히 정환이의 고백이나 택이의 사천 방문 등에 관한 뒷이야기가 없어 못다 한 스토리가 많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정환이의 이야기가 막판에 갑자기 사라져버린 게 아니냐는 성토가 이어졌다.
‘덕선의 남편 찾기’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 부분이 있겠지만, ‘응팔’은 덕선이의 성장일기이기도 했다. 집안의 둘째 딸로 자기 욕심 한 번 내보지 못하고 살아왔던 덕선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알 필요도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덕선이는 자신을 좋아해준다고 생각했던 선우(고경표 분), 정환(류준열 분)에게 금방 호감을 갖기도 했다. 그랬던 소녀가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기로에 섰다.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처음으로 내리는 결정이었다. 그 결정이 어렵고 힘들어 잠시 머뭇거리는 듯 싶었지만, 이내 덕선은 택(박보검 분)과 사랑의 결실을 맺으며 여인으로 성장했다.
이 외에도 드라마는 덕선과 택의 현재 모습을 맡은 이미연과 김주혁의 대화를 통해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청춘들의 남편 찾기’가 아닌 가족이었음을 시사했다.
덕선(이미연 분)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젊고 태산 같았던 부모님. 보고싶어. 너무 많이 늙지 않으셨냐”며 울컥했다.
그리고 재개발로 쌍문동 골목 사람들은 하나 둘 쌍문동을 떠났다. 마치 88년 그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택이 방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골목친구 5인방이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제 집으로 뿔뿔이 흩어지며 덕선의 내레이션으로 끝을 맺었다.
“쌍팔년도 우리의 쌍문동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그 시절이 그리운 건, 그 골목이 그리운 건, 단지 지금보다 젊은 내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곳에 아빠의 청춘이, 엄마의 청춘이, 친구들의 청춘이, 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의 청춘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는 한 데 모아놓을 수 없는 그 젊은 풍경들에 마지막 인사조차 건네지 못한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이제 이미 사라져버린 것들에,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에 뒤늦은 인사를 고한다.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
그렇게 ‘응팔’ 마지막방송에도 시청자들은 응답했고, 한편의 드라마는 막을 내렸지만 방송가에서는 새 역사가 펼쳐졌다. 케이블 시청률의 새 기록을 달성한 것.
↑ 사진=tvN |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 편은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9.6%, 최고 시청률 21.6%을 기록하며 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케이블TV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뿐만 아니라 단 한 주도 빼놓지 않고 10주 연속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 남녀 10~50대 전체 시청층 에서도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닐슨코리아 / 유료플랫폼 가구 / 전국 기준)
한편 ‘응팔’ 종영 이후 김혜수-조진웅-이제훈 주연의 ‘시그널’이 전파를 탄다. 22일 오후 8시30분 첫방송.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