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라디오의 정수는 사연과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팟캐스트에는 관련 저작권법이 아직 존재하지 않아 음악을 틀어주는 방송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방송이 있다. 바로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이다.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은 조 PD라는 닉네임을 가진 남자의 따뜻한 목소리와 청취자들의 소소한 사연, 즐거운 음악이 가득하다. 2015년 3월부터 시작된 이 방송은 지금까지 수많은 음악들과 함께 청취자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방송소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현재는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직장인입니다. 처음 시작은 IT 관련한 팟캐스트를 친구들과 진행을 했었죠. 그 방송은 역시나 ‘시간적인 부분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끝을 맺었습니다. 이후 출퇴근하면서 혼자서 들을만한 곡들을 라이브러리 삼아 음악을 한 곡 한 곡 쌓아두고 듣고자한 계기가 지금의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이란 팟캐스트로 이어졌습니다.”
“수많은 곡들 중에 사실 제가 원하는 곡들을 찾기는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10여곡정도의 방송을 올리기 위해서 500곡 이상 음악을 듣고 선곡해서 방송을 만들고, 그 노래들의 느낌그대로 제목을 달았죠. 그 제목과 음악만으로도 여러분들이 같은 마음으로 들어주시고 사연과 댓글에 응원해주시기에 지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은 단순히 음악으로만 이뤄져 있지 않다. 매달 첫째 주와 마지막 주 월요일에는 청취자의 사연을, 둘째 주와 셋째 주에는 메조 소프라노 이미정 단장과 함께 오페라떼(오페라+카페라떼)라는 코너로 오페라를 쉽고 재밌게 풀어낸다. 수요일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선곡해서 음악만으로 방송하고 금요일에는 영화음악 또는 연주곡을 선보인다.
“가끔씩 댓글과 사연에서 ‘마음시리고 가슴 아플 때 함께 듣고 위로가 됐다’는 분들의 댓글을 볼 때 마다 제 눈시울이 불거질 때가 많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그 순간 그런 마음이었기에 청취자들에게 공감될 수 있었을 거라 봅니다. 어쩌면 청취자들과 저는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해외에서 같은 마음으로 듣고 있다고 사연 주신 분들의 메일을 보고 있으면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렇게 그저 따뜻하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사람냄새나는 음악들로 함께할 것 같습니다.”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이라는 제목은 팟캐스트와 거리감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인터넷 라디오’라는 디지털 대안매체와 ‘낡은 음악다방’이라는 아날로그적인 단어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은 항상 음악 카테고리 5위권 안에 랭크되어 수많은 청취자들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낡은’이라는 단어는 세련된 것보다는 오랜 친구 같은, 손때 묻은 소중한 추억의 물건처럼 느껴져요. 그리고 ‘서울역’은 어쩌면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쳐간 그런 추억 같은 곳이죠. 그곳에 훗날 이러한 의미를 갖고 있는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름 정한 것입니다.”
팟캐스트는 몇 번의 클릭, 몇 번의 터치만으로 들을 수 있다. 예전 라디오처럼 안테나를 올리고 주파수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의 열기가 뜨거운 것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추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은 인터넷 라디오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친절한 방송이다.
“우리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의 모든 과묵하신 청취자분들께 늘 행복하시고 좋은 날들만 가득하시길 저 조PD는 바라고 있습니다. 언젠가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을 만들어서 지금의 청취자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음악을 들으며 차 한 잔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
2015년 3월7일 ‘CCL.EP_1.음악은 마음으로 듣는거랍니다’로 첫 방송. 2016년 1월22일 ‘CCL.EP_125. 서울역낡은영화음악관 ’까지 휴식기 없이 방송 진행 중. 주 3회 업로드.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주로 비디오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팟빵’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Podcast’ 앱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