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민슬기 인턴기자]
f(x)의 지향점은 ‘펜로즈의 계단’이다.
왜곡의 역설을 이용한 2차원, 영원히 상승해 점점 높은 곳으로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들이 오르내리는 계단은 무한의 계단이다. f(x)가 걷는대로 길이 됐다. 여타 아이돌들과 다른 독특하고 실험적인 콘셉트가 f(x)의 정체성이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그들의 첫 단독 콘서트 '디멘션 포 - 도킹 스테이션(DIMENSION 4 – Docking Station)는 이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했다.
공연 타이틀 역시 에프엑스의 4차원 세계에 관객들을 초대해 함께하는 특별한 공간을 의미했다.
처음부터 에프엑스 만의 강렬한 곡들이 이어졌다.
f(x)는 ‘데인져러스(Dangerous)’를 통해 친구 혹은 연인의 감정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스쿨룩으로 갈아입은 멤버들은 사랑에 빠진 풋풋한 소녀의 모습을 연출했다. ‘갱스터보이(Gangsta Boy)’와 ‘피노키오’ 등 시종일관 밝았던 f(x)는 2부 마지막 두곡에서야 사랑의 끝을 알리듯 애절한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펜로즈의 계단’처럼 그들의 매번 새로운 길이 이어졌다. 3부 4부 5부 6부까지 섹별별로 이야기를 나눈 f(x)는 한 편의 뮤지컬을 떠올리게 하는 공연으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들 힘의 원천은 역시 팬들이다. f(x)는 7년여 간 함께한 팬들의 ‘미유’(팬클럽)를 정식으로 알리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캐시 미 아웃(Cash Me Out)’ 무대는 그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특별한 사람이 빛나고 있던걸요. 아무도 몰라 유(You). 그런데 그걸 알아본 사람은 나, 나란 말이죠'라는 노랫말이 그랬다.
루나는 “7년 동안 부족한 점도 많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죄송했는데, 끝까지 믿고 기다려줘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 외 멤버들은 "우리 미유에게 고마운 마음 잊지 않고 항상 열심히 하겠다. 앞으로도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에프엑스가 딛는 곳이 곧
이번 f(x)의 콘서트는 복잡해 보이는 ‘펜로즈의 계단’에서 어찌 보면 단순하고 우직한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의 또 다른 ‘도약’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