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되기 위해 메가폰을 잡은 게 아니고 스스로에게 배우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 작품하기 시작 했어요. 연기가 좋아서죠. 감독은 작품의 세계를 만들고 조절하는 것인데, 전 그런 성향이 아니고 누군가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어요. 다른 것에는 별 관심 없어요. 연기가 좋고 카메라 앞에 있는 순간이 좋고 그 순간을 만들기 위해 있는 것이죠.”
[MBN스타 김진선 기자] 한 마디 한 마디 힘이 느껴졌다. 배우이자 감독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원태희는 ‘백야’ ‘지옥화’ ‘블랙스톤’ ‘고란살’ 등 영화에 출연하는 데 이어 ‘시네마’에서는 메가폰을 잡았다. 감독으로 스크린에 나선 데에 대해 원태희는 “배우를 하기 위해”라고 짧지만 강한 이유를 들었다.
Q. 영화 ‘시네마’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Q. 작품에 낯선 분위기가 풍기더라. 타이페이를 정한 이유가 있나
“낯선 곳을 나타내기 위해 타이페이를 결정한 것이다. 영화를 찍는 다는 게 결국은 감독이 만들어 놓은 세계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시네마’는 단편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던데. 어떻게 기획하게 된 것인가.
“엄청 많은 고민을 한 작품이다. 큰 주제는 배우가 주인공이지만, 사실 독립영화 배우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배우가 나서서 얘기하고. 그 길이 지루하고 다른 사람들이 힘들고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길이라는 것, 영화 찍어서 남는 게 무엇이 있을지 몰라도 찍어야 한다는 것 등을 나타낸 것이다”
Q. 마지막 장면은 상징적인 것 같은데
“마지막 노트북 장면은, 우리가 영화를 찍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극장에서. 극소수는 외장하드로도 보는 현실을 표현한 건데, 그럼에도 영화를 찍어야 한다는 것 말이다. 크게 보면 꿈에 대한 얘기일 수 있다. 배우니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고 너무 힘들어서 꿈도 못 꾸고, 시도도 못할지 몰라도 그것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극장 앞에서 주인공이 쓰러지고 마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이는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되기가 얼마나 힘든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누가 ‘그러면 영화는 해피엔딩 아닌가. 결국은 극장에 올랐으니까’라고 하던데, 새드엔딩일지는 몰라도 배우에게는 희망이 되지 않을까 싶다.”
Q. 극 중 인물은 마지막에 죽은 것인가. 그렇게 한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난 연기를 할 때 죽는 다고 생각한다. 작품 안에서 나라는 인물이 많이 드러나면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없애고 감독이 원하는 인물을 표현하다보면 내가 아닌 다른 인물이 사는 것이다. 연기를 안 할 때 난 죽어있고 아무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특출한 것도 없고 좋은 음식을 먹고 멋진 옷을 입어도 의미가 없다. 난 배우니까 말이다. 시나리오 받으면 활기가 넘치고 촬영 중이라 살아있다. 연기를 하다가 ‘우는 사람은 누구고, 나는 누구’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배우와 배역 사이에 경계에 놓인 것 아닌가. 눈물을 흘리는 것은 나, 나는 누구고 배우는 어떤 존재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Q. ‘시네마’를 통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처음에 흰 천에서 일어나는 장면은 죽어있는 것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다시 일어나자마자 영화에 대한 생각만하는 일상이 그린 것인데, 주인공 의상이 기본 배우들이 오디션을 보는 복장이다. 옷 입고 샤워를 하거나, 잠을 자는 것이나 길거리에 누워있고 하는 장면은 ‘영화의 일상성’에 ‘조금 다른 세상’을 표현한 것이다. 영화는 일상적이지만 똑같으면 재미없지 않나. 조금은 다른 세상이라는 것이다.”
Q. 관객들과 대화를 나눌 때 감회가 달랐을 거 같다. 감독으로서의 만족을 느꼈나
“작품을 보고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내가 전달을 하는 데 성공했다는 느낌이 든다. 불친절한 느낌이지만.”
Q. 영화에 대한 무한애정이 드러난다. 정말 좋아해야만 할 수 있는 고민이 느껴진다. 원태희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나라는 사람은 카메라 앞에 서있는 게 좋다. 멋진 말도 다 잇지만 결국은 관심 받고 싶은 것이더라.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 아닌가. 누구에게나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거나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짧은 단어로 표현하기 쉽지 않았는데 영화 출연을 하고 시나리오의 편집과정을 통해 알았다.”
Q. 독립영화에 많이 출연하고 있다
“상업영화, 독립 영화의 기준은 없는 것 같다. 관객들이 본 다른 낯선 배우가 나오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생각한다. 독립영화 좋아하는 분들은 늘어나고 있고. 물론 대등하지 않지만 기회의 여지는 있지 않을까하는 바람이 있다.”
Q. 앞으로 배우로서의 활동은 어떤가.
“배우로서는 가리지 않는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영화도 만들지 않을까. 쿨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다. 열심히 하던가, 잘 아는 것을 해야지 제가 잘 아는 것은 나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원태희라는 배우에 대한 얘기에 진정성을 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길 바란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