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배우는 영화 속에서 연기로 캐릭터를 표현하고, 감독은 연출로 그 캐릭터들을 이어간다. 그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주는 윤활제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의상 감독이다. 의상감독들에게 영화 의상이란 어떤 의미를 주며 또 그들이 꼽은 의상이 아름다운 영화는 무엇일까.
◇ 최미연 의상실장에게 물었다
가장 인상 깊게 본 패션영화는?
“영화를 콕 집어서 이야기하기보단, 한국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말씀을 드리긴 뭐하지만 할리우드 영화 의상들이 항상 좋다는 생각을 한다. 20년 전 영화라도 의상들이 보기가 좋다. 한국영화 같은 경우는, 트렌드를 많이 따라가기 때문에 몇 년 만 지나가도 의상들에서 촌스러움이 묻어난다거나 이질감이 생기는 부분들이 있다. 몇 년 후에 봐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의상을 만들고 싶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더라”
영화 속 의상에 숨겨진 의미
“전체적인 분위기를 많이 생각한다. 그 신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있다면 거기선 의상의 색감 같은 걸 생각을 많이 해서 준비를 한다. 어울리는 것만 입히는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신에 어울리는 의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 감독님이 의도하시는 부분들을 참고하기도 한다. ‘응답하라 1988’의 경우에는 영화 ‘써니’를 참고했다. 그런 시대를 담은 영화들을 참고해서 옷에 시대를 반영했다”
의상감독에게 영화 속 의상이란?
“배우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캐릭터를 살리고 영혼을 불어 넣어서 배우가 연기를 한다면, 의상은 그 연기에 생명력에 같이 살을 보태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들이나 배우의 느낌을 많이 살려서 의상을 준비한다. 하지만 작품에 벗어나지 않게끔 하는 식이다”
◇ 조상경 의상감독에게 물었다
가장 인상 깊게 본 패션영화는?
“영화를 준비할 때마다 레퍼런스 삼아서 보는 영화들은 있다. 근데 할 때마다 장르가 다르니 영화도 다 달라진다. 개인적으로 꼽는 영화는 의상이 좋다기 보단, 영화가 좋은데 의상이 영화의 룩을 만드는 것들이다. 특히나 옛날 영화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1960년대 영화를 좋아한다. ‘세브린느’(1967)나 ‘순응자’(1970)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 영화를 보면 왕가위 감독도 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화양연화’를 했구나 싶다(웃음). 옛날 영화들이 지금도 계속 레퍼런스 삼아서 변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의상에 숨겨진 의미
“예를 들어서 ‘내부자들’의 경우에는, ‘답은 이거다’라고 의미를 담아 두진 않았다. 그렇게 설명하는 것 보다 (숨겨진 의미) 그 부분을 캐치하는 관객들은 알아보는 거고,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식으로 작업했다. ‘내부자들’ 우장훈(조승우 분) 검사는 검사라는 직업 상 수트를 입었는데, 후반으로 가서 그의 변화하는 상황을 수트로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넥타이 색깔에 변화를 줬다. 기본적으로 넥타이가 가지고 있는 속성을 살리고 간 것이다”
의상감독에게 영화 속 의상이란?
“그때그때 다른 것 같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렇고, 요즘에도 역시 그렇구나 생각이 드는 게 있다. 작품을 여러 개 하다 보니, 배우 황정민과 함께 작업을 많이 했다. ‘신세계’ ‘검사외전’에 이어 곧 개봉을 앞둔 ‘아수라’까지다. 그 영화들에서 황정민은 계속 수트를 입어야하는 신분이다. 근데 그냥 양복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영화 의상은) 배우가 그 역할을 연기할 때 그 캐릭터가 될 수 있는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신세계’의 수트는 황정민의 옷이 아니라 정청(황정민 분)의 옷 인거다. ‘내부자들’에서도 우장훈(조승우 분)의 수트를 만드는 거지, 조승우의 수트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배우가 맡은 역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정도가 기본적이고 우선으로 고려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