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인트 막방②] 웹툰 원작은 사라지고…배우만 남았네

[MBN스타 서민교 기자] 시작은 화려했으나 그 끝은 허무했다.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논란 끝에 종영했다.

현재 연재 중인 인기 웹툰 원작을 리메이크하면서 캐스팅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치인트’(극본 고선희·연출 이윤정)는 지난 1일 마지막 방송에서 홍설(김고은)-유정(박해진)-백인호(서강준)의 삼각관계를 모호하게 열어둔 채 막을 내렸다.

‘치인트’는 드라마로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원작 훼손’이라는 딜레마 속에 드라마의 방향성마저 나침반을 잃으며 논란만 불러일으켰다.

↑ 사진=tvN 제공

결국 원작 작가 순끼와 남자주인공 박해진이 공개적으로 드라마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논란을 부추겼다. 드라마가 방영 중인 가운데 일어난 제작진과 원작가, 출연진의 갈등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분명한 것이 있다. 출연 배우들의 열연이다. ‘치인트’에 출연한 배우들은 원작 웹툰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싱크로율 100%’라는 찬사를 받았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해진은 완벽 스펙남인 유정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중성의 내면 연기는 압권이었다. 늘 표정 없는 유정의 이미지는 한동안 박해진에게 연상 작용을 일으킬 듯하다.

김고은은 극강의 예민함을 갖고 있는 평범한 여대생인 홍설을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겉은 쿨하지만, 속마음은 복잡한 묘사를 완벽히 소화했다.

드라마 ‘치인트’ 최고의 수혜자는 서강준과 이성경이다. 서강준은 촉망받던 피아노 천재의 자신만만한 백인호로 변신했다. 잘생긴 외모는 물론 모성 본능을 일으키는 부드러움으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단지 흠이라면 제작진도 반해버렸다는 사실.

이성경도 배우 인생에 있어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괴팍한 성격의 백인하로 물들어 신들린 연기를 펼쳤다. ‘실제 성격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았다.

주변 인물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박민지(장보라)와 남주혁(권은택)은 누구든 경험했을 법한 캠퍼스 커플의 달달한 연기로 주목을 받았고, 문지윤(김상철)은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전형적인 ‘밉상’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했다. 또 손병호(유영수)도 유정의 아버지로 분해 성격 이상증후군의 유전자를 선보였다.

드라마 ‘치인트’에서 웹툰 원작의 감동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출연 배우들의 잔상은 웹툰 캐릭터에 고스란히 비춰질 듯하다.

서민교 기자 11coolguy@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