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귀향’이 200만 관객을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사실상 오늘(4일) 200만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200만 관객이라 함은 상업영화에겐 당연한 스코어일지 모르겠지만, ‘귀향’에겐 정말 뜻 깊은 관객 수가 아닐 수 없다. 국민성금으로 겨우 제작을 완성할 수 있었던 ‘귀향’이 배급사를 찾았고, 제작을 완성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모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극장가에 등장하고 200만 관객을 동원하기까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았다.
◇2015년 7월, 배급사도 찾지 못했던 ‘귀향’
지난 2015년 7월, ‘귀향’은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되레 제작비를 지원받아야 할 것 같은 이 영화는, 제작비에 허덕여 제대로 촬영을 이어갈 수 없었다. 배우 손숙이 재능기부를 통해 참여를 결정지었으며, 국민 모금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하는 등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한 데 모여 비로소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다. 특히 영화의 배급을 담당해 줄 배급사를 찾지 못하는 것도 문제였다.
◇‘귀향’, 배급사를 정하고 개봉을 확정짓다
‘파울볼’ ‘두레소리’를 연출한 조정래 감독은 지난 2002년 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 나눔의 집 봉사활동을 통해, 피해 할머니들을 처음으로 만나게 됐다. 이후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접한 뒤 이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그렇게 14년 동안 시나리오를 다듬으며 오랜 기간 많은 국민들의 펀딩을 통해 제작을 완성한 ‘귀향’. 이 영화가 배급사를 정하게 됐다. 이후 2월24일을 개봉일로 확정짓고, 14년간 남몰래 고생해온 영화가 관객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 사진=영화 포스터 |
◇ 비 온 뒤, 땅은 더욱 단단하게 굳었다
‘귀향’은 개봉 첫 날,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전국 스크린수 513개에 총 관객수 15만8373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후 500개의 스크린수를 이어가던 ‘귀향’은 개봉 4일째가 되던 날 스크린수 769개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하루에 동원한 관객의 수도 점차 늘어갔다. 특히 삼일절인 지난 1일엔 하루동안 총 44만8260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기적을 이뤘다. 배급사도, 제작비도 없던 ‘귀향’이 이렇듯 국민들의 도움으로 2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앞두고 있다.
◇ 임성철 PD의 남다른 소회
지난 2015년 7월, ‘귀향’의 임성철 PD는 MBN스타와의 통화에서 “(‘귀향’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의 사죄를 받는 때, 그때 비로소 영화가 끝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아름답게 만들어서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었다. 그랬던 그에게 200만 돌파라는 기록은 남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귀향’의 개봉 이후, 임성철 PD는 MBN스타와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정말 감사하다. 사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더 많이 있다. (‘위안부’) 할머님들이 진짜 원하시는 것에 도달하려면 아직 더 멀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져서 감사한 마음이 굉장히 크다. 상황 진행되는 거 보면 마음이 모여서 진행이 되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사하고,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하지만 임성철 PD는 최근 희귀질환 투병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 제작에 자신의 개인 재산을 제작비로 사용할 만큼 애정을 가졌던 그이기에, 현 상황에서 들린 투병 소식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임성철 PD는 투병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소녀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싶다고 기도를 했더니”라며 애써 웃으며 “소녀들은 똑같이 이런 상황에서 보호도 못 받고…미안 하더라”라고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