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논란을 빚은 안무가 배윤정과 파티시에 유민주가 출격해 극과 극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마리텔’에서는 안무가 배윤정과 가수 가희, 데프콘, 빽가, 방송인 김구라와 개그맨 심현섭, 김경민, 김수용, 파티시에 유민주가 출격했다.
이날 배윤정과 가희는 모르모트 PD에 춤을 가르쳐 안무를 짜고 마지막에는 무대를 해내는 ‘춤 방송’을 준비했다. 똥 PD와 모르모트 PD는 실험군과 비교군으로 나서 배윤정의 안무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처 |
똥 PD는 나름 안정된 춤사위로 배윤정과 가희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박지우, 제이블랙에 춤을 배웠던 모르모트 PD는 자신감을 보였지만 아이돌 댄스에는 영 적응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배윤정과 가희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심난해했다.
파티시에 유민주는 오븐 없이 디저트를 만드는 ‘노 오븐 베이킹’의 레시피를 들고 시청자들 앞에 섰다. 그는 채팅창 소통과 요리를 병행해야 하는 탓에 처음에는 당황함이 엿보였지만, 조금씩 적응을 해가면서 ‘목소리가 염소 같다’고 놀리는 시청자들에 “저 그래도 귀엽게 봐달라”고 부탁하는 여유가 생겼다.
유민주는 레드벨벳 케이크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그룹 레드벨벳의 노래의 가사인 ‘덤덤덤덤’을 “덜덜덜덜”이라고 읽는가 하면, 누리꾼들이 ‘그만 하라’는 뜻을 에둘러 표현하는 ‘안 사요 안 사’라는 ‘드립’을 듣고 “저도 레시피가 어렵고 재료가 많이 들면 안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해한다”며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런 유민주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귀엽다’ ‘이 언니 지켜주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며 점점 빠져들었다.
배윤정과 유민주는 ‘마리텔’의 ‘뉴 페이스’였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배윤정과 가희는 Mnet ‘프로듀스 101’에서도 연습생에 소리를 지르고, ‘가수가 진짜 되고 싶니?’라고 묻는 등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마리텔’에서도 그 ‘센 언니’ 캐릭터는 그대로 남았다.
여전히 진도가 나가지 않는 모르모트 PD에 배윤정은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춤을 정말 배우고 싶니?”라고 되물었다. 물론 배윤정은 바로 “여러분이 원하는 그림이 이런 모습 아니냐”고 웃음을 지었지만, 영 늘지 않는 모르모트 PD의 춤 실력에 한숨을 쉬며 “저도 지금 상황이 웃기긴 한데 전 이 무대를 해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만 하다”고 걱정했다.
반면에 유민주는 ‘베이킹 초짜’ 도우 FD를 불러 베이킹이 얼마나 쉬운지 시범을 보여주기로 했다. 유민주는 도우 FD에 “정말 쉽지 않냐. 이렇게 거품기를 가져다 대기만 하면 끝난다”고 말하며 천천히 그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했다. 늘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고, 요리의 ‘요’도 모르던 도우 FD는 유민주 덕분에 웃음을 터뜨리며 베이킹의 재미를 알아갔다.
↑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처 |
물론 두 사람의 시작점 자체가 달랐다는 것은 감안해야 할 사항이다. 배윤정은 모르모트 PD가 무대를 해내야 하는 미션의 느낌이 강한 방송이었고, 유민주가 도우 FD를 초대한 것은 ‘시범성’에 지나지 않았다. ‘누군가를 가르쳐야 하는 것’이 배윤정 방송의 줄기라면, 유민주의 방송에서는 장식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
하지만 배윤정과 유민주의 스타일은 너무 달라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배윤정은 “저는 모르모트 PD를 연습생이라 생각하고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막 대하는 것에 양해를 구한다”고 공지를 했지만, 그 발상부터가 시청자들과의 눈높이와 맞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굳이 모르모트 PD가 저렇게까지 하대를 받으며 춤을 배워야 하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는 불편함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앞서 배윤정은 생방송에서 욕설과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런 거침없는 태도는 ‘모르모트 PD를 연습생이라 생각’한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청자는 춤의 비전문인이라는 점에서 모르모트 PD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상황인데 욕설이나 성희롱이 등장하니 그 불쾌함은 더욱 컸다.
배윤정과 유민주는 캐릭터 자체가 달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방송이 교차편집되면서 더욱 ‘상대방에 대한 배려’ 혹은 ‘예의’가 시청자와의 교감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기회가 됐다. 재미나 극적인 효과를 위해 예의를 ‘뛰어넘는’ 건 시청자와의 거리감을 조성하고 불편함을 초래한다. 이 ‘진리’를 예능을 잘 몰랐던 안무가 배윤정에게는 멀게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