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프로듀스 101’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논란도 끝이 없다.
Mnet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은 국내 46개 기획사에서 모인 101명의 여자 연습생들이 참가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제작하다’라는 뜻의 영단어 ‘프로듀스’와 ‘입문’이라는 뜻의 ‘101’을 결합해 아이돌의 입문반인 연습생 101명을 대상으로 유닛 걸 그룹을 만들어가는 내용을 담았다.
시청자들은 101명의 연습생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데뷔시키기 위해 투표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잡음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연습생 섭외, 프로그램 기획 단계 등 이를 하나씩 분석해봤다.
◇ 간절한 소녀들에게 건네진 계약서
앞서 한 매체는 ‘프로듀스101’ 제작진과 소녀들의 계약서를 입수한 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CJ E&M은 갑, 가요 기획사는 을, 연습생은 병이다. 논란이 된 조항들에 따르면 병과 을은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편집 등에 대해 갑에게 민형사상 법적 청구를 제기할 수 없으며 병의 출연료는 없고 을 가운데 살아남은 우승자는 Mnet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에 참여해야한다.
인큐베이팅은 프로그램의 취지와 관련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다른 두 가지 조항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습생들은 제작진들이 ‘악마의 편집’을 하더라도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과거 Mnet 경연프로그램이 수많은 편집논란으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것을 미연에 방지한 것으로 보인다. 연습생들은 출연료 없이 제작진이 대중에게 보여주는 대로, 무보수로 무대에 서야 한다.
물론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쪽은 연습생이다. 101명의 연습생들은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며 데뷔를 꿈꿔온 그들은 간절했다. 그런 그들이 데뷔할 기회와 함께 계약서는 악마의 유혹과 같았을 것이다. 그들의 ‘프로듀스101’은 꿈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었던 셈이다.
◇ 부실했던 투표 시스템
지난 2일 한 매체는 Mnet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의 투표 시스템에 대한 부정투표 가능성에 대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프로듀스101’의 투표 시스템은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누구라도 중복투표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3차 투표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부정투표에 대한 의혹은 큰 논란을 불러왔고 이미 탈락한 40명의 연습생들에 대한 생존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부정투표를 할 수 있었다’는 의혹만 있을 뿐 ‘실제 부정투표로 누군가가 생존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투표를 이뤄지지 않았다.
‘프로듀스101’은 제작 초기부터 “제작진이 누구에게 더 분량을 많이 주느냐에 따라 11명의 승자가 결정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결국엔 시청자의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프로그램의 ‘신뢰성’과 직결됐다. 그러나 투표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났고 ‘프로듀스101’의 신뢰성도 떨어지고 말았다.
◇ 권은빈의 CLC 합류
지난 26일 큐브엔터테인먼트는 SNS를 통해서 7인조로 팀 개편을 하는 씨엘씨(CLC)의 새 멤버로 권은빈이 발탁됐음을 공식화했다. 걸 그룹에 누군가가 영입된다는 것은 축하할 일이었지만 이 경우는 좀 달랐다. 권은빈이 ‘프로듀스101’에 출연중인 연습생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프로듀스101’을 통해 101명의 참가자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원하는 인물이 걸 그룹을 데뷔할 수 있도록 투표를 하고 있었다. 권은빈도 그중 하나였으며 당시 16위라는 높은 순위에 올라와 있었다.
‘프로듀스101’의 첫 번째 노래인 ‘픽 미 업’(Pick Me Up)의 가사 중에는 “우리는 꿈을 꾸는 소녀들”이라는 부분이 있다. 이 가사처럼 시청자들은 연습생들의 실력을 뽑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신의 투표를 통해 이뤄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권은빈은 이미 꿈을 이루기로 예정된 연습생이었다. 만약 그가 씨엘씨에 합류할 예정이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투표 결과는 달랐을 지도 모른다. 그의 갑작스러운 데뷔는 많은 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앞서 공개된 계약서에는 ‘편집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청구를 제기할 수 없다’는 조항보다는 ‘걸 그룹 합류 예정인 연습생은 출연할 수 없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는 게 맞지 않았을까.
◇ ‘내 딸 김소혜’부터 걸 그룹 출신까지…이 경쟁은 공정한가
‘프로듀스101’의 편집권은 오롯이 제작진의 몫이다. 때문에 제작진이 특정 인물을 강조한다면 그들을 향한 관심은 쏟아지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개개인의 안무 영상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시청자는 프로그램에서 잘 나오지 않은 인물을 평가 할 수 있다”며 제작진이 모든 권한을 쥐고있지 않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결국 브라운관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인물에게 손길이 가기 마련이다. 101명의 영상을 모두 보는 것 역시 무리가 있다. 대다수는 결국 제작진이 조명한 인물을 선택하게 된다.
제작진은 좀 더 드라마틱한 구성을 위해 특정 인물들을 조명할 수밖에 없다. 이는 프로그램의 재미와 직결된다. 김주나는 김수현의 이복동생이라는 이유로 초반부터 많은 분량을 확보했다. 배우 지망생이었던 김소혜는 F등급으로 시작했지만 프로그램에서 귀여운 모습이 자주 등장하며 많은 인기를 누렸고 결국에는 편애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이 외에도 같은 선상에서 경쟁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걸 그룹 다이아에서 탈퇴 한 후 출연했던 기희현과 정채연, ‘식스틴’을 통해 얼굴을 내비쳤던 전소미는 이미 많은 무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실력과 인지도는 다른 연습생들보다 높은 편이며 투표 결과가 이를 증명해준다.
인지도가 있던 연습생, 실력에 비해 많은 방송분량을 확보했던 인물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의혹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없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