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배우 윤현민, 드라마 ‘내 딸 금사월’로 한꺼번에 많은 걸 경험했지만, 그는 아직도 목마르다.
윤현민은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을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그동안은 소위 ‘서브’라고 말하는 주조연이었지만, 금사월을 맡은 백진희와 드라마의 중심 멜로라인을 잡는 ‘주인공’이 됐다. 그는 “좋기도 했지만 고민도 많았고, 책임감도 느꼈다”며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원래는 무담감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다. 현장을 놀이터 삼아 즐겁게 놀고 싶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문득 끝나갈 때쯤 감독님께 ‘시청률 30%가 얼느 정도 수치인가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숫자로 계산해보니 거의 천백만 명이 본 거였다. 천만 관객의 영화가 참 어려운 건데, 그 만큼의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낸 것이다. 그 순간 드라마의 파급력을 실감했고,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페셔널하게 해야만 한다는 걸 더 깊게 느꼈다.”
윤현민은 50부작이라는 긴 드라마에 도전하면서 때로는 딜레마도,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매너리즘도 빠졌다. 하지만 잘 이겨내고 50부작을 해냈다. 모든 배우가 똘똘 뭉쳐 달려왔고, 시청률 면에서 결과도 좋았지만 ‘호평’만 있는 건 아니었다. ‘내 딸 금사월’을 햐한 엇갈린 시선들이 있었다. 그도 이런 시선들을 잘 알고 있었다.
“엇갈린 평들이 있었다는 건 안다. 하지만 ‘내 딸 금사월’의 포인트는 빠른 전개였다. 그 스피드가 주는 힘이 컸다. 그런 스피드가 없었다면 이만큼 잘 됐을까. 작품이 잘 된 걸로 만족한다. 캐릭터에 대해 갈팡질팡하고, 체력도 많이 떨어졌던 적이 있었다. 내 것만 잘해야겠단 생각을 했는데, 전체적인 작품을 바라보고 연기를 했어야 했다. 그런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작품이 잘 된 걸로 위안을 삼는다. 앞으로 더 잘하면 된다.(웃음)”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는 ‘내 딸 금사월’로 최초 주연에, 최초 수상까지 했다. 윤현민은 2015년 MBC 연기대상 특별기획부문 남자 신인상을 수상하러 무대 위를 올라가면서 “내가 뭐라고 이런 상까지 받나”라는 생각을 했단다. 그야말로 ‘영역의 확장’을 한꺼번에 겪은 셈이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윤현민은 “아직도 겪지 못한 일이 많은 걸”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영역의 넓힘’은 한 번은 겪을 일이었고, 전 아직도 못 한 게 많다. 사극도 못 해봤고, 미니시리즈 주인공도 못 해봤는걸.(웃음) 분명한 건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람으로서, 윤현민으로서 성숙해졌다는 거다. 많은 고민을 하면서 성장했고, 더 날카롭게 저를 갈게 된 계기가 됐다. 앞으로 제가 진짜 잘 할 수 있는 것, 제가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작품을 찾아서 대중에 다시 한 번 각인되고 싶다.”
차기작 말이 나온 김에 앞으로 어떤 장르를 해보고 싶냐고 물었다. 윤현민은 “액션이나 진한 남성적인 장르를 좋아하고, 자신감도 있다”고 말했다. ‘연애의 발견’ 속 도준호가 눈에 선한데 의외로 느와를 꿈꾸고 있었다. 그는 아직까지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해본 적은 없다고 곰곰이 되짚었다.
“개인적으로 느와르를 하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는 공연을 하면서도 많이 해봤는데 여전히 ‘잘하는 사람’이 부럽다. ‘순정에 반하다’에서 정경호 형의 캐릭터가 정말 좋게 나와서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웃음) 형이 하는 걸 눈으로 보고 배웠다. 로맨틱 코미디는 제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장르이기도 해서 언젠가는 제대로 한 번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다.”
윤현민은 “예전엔 인터뷰를 할 때 롤모델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젠 딱히 롤모델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의 롤모델은 항상 현장에 있는 ‘선배님들’이란다. ‘내 딸 금사월’에서 함께 한 박원숙, 손창민, 전인화 같은 선배들을 보며 ‘아직도 갈 길이 멀구나’ 뼈저리게 느꼈다고. 야구에 이어 두 번째 찾은 꿈이기 때문에 그에게 배우란 직업은 더욱 소중했다.
“선배님들을 보면 저 나이 때에도 연기를 하고 싶다, 저렇게 되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한다. 과거에 야구를 떠난 것처럼 ‘관둘 거야’라는 마음을 안 가지게끔 소중하게 ‘연기’를 품고 싶다. 제 스스로 동기부여를 찾고, 변질된 나의 모습이 보인다면 다시 날 찾으려 노력할 거다. 그런 과정 중에 제가 잘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딱 찾아와준다면 더욱 고맙고. 계속 이렇게 즐겁게 일하는 배우, 짤 걸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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