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돌아와요 아저씨’가 종영했다. 다소 아쉬운 시청률로 끝을 맺었지만 의미는 남았다. 드라마는 시청자를 울고 웃겼고 배우들에게는 연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는 죽음에서 잠깐이라도 다시 돌아온다는 전제하에 역송체험을 하게 된 김영수(김인권 분)과 한기탁(김수로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영수는 이해준(정지훈 분)의 몸으로, 한기탁은 한홍난(오연서 분)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 이승에서 끝내지 못한 자신이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태양의 후예’의 인기는 뜨거웠고 ‘돌아와요 아저씨’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돌아와요 아저씨’는 재미없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름의 의미를 남기며 끝을 맺었다.
◇잘 버무려진 배우들의 열연
드라마는 1인 2역을 펼친 정지훈과 오연서의 연기력을 입증시키는 기회가 됐다. 정지훈은 선진그룹 차회장의 차남 이해준과 신다혜(이민정 분)의 남편이자 만년 과장 김영수를 연기했다. 지질남과 ‘엄친아’ 캐릭터를 동시에 선보인 것. 그는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코믹스럽게 변신하며 능숙하게 극을 이끌었다.
오연서도 마찬가지였다. 팔자걸음으로 시작해 최승재(이태환 분)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의 매력적인 모습도 뽐냈다. 특히 한기탁에게 빙의됐다는 것을 부각시켜야 하는 장면에서는 한없이 망가지며 웃음을 자아내는데 성공했다.
이 외에도 KBS2 ‘너를 기억해’ tvN ‘두 번째 스무살’에 이어 다시 한 번 악역 차재국에 도전한 최원영, tvN ‘응답하라 1988’ 이후 코믹 연기를 선보인 라미란, tvN ‘오 나의 귀신님’ 이후 다시 한 번 요리사이자 감초 역할을 맡은 강기영 등이 모두 함께 어우러지며 드라마의 재미를 더했다.
◇재치 있는 연출, 그리고 에필로그
‘돌아와요 아저씨’는 역송 체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때문에 비현실적인 장면들이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첫 회에서는 천국행 열차에 타는 장면, 역송 체험을 결심하는 장면 등이 시청자들을 앞에 펼쳐졌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괴리감이나 유치하다는 느낌은 적었다. 유쾌한 분위기가 함께했고 배우들의 연기력이 이를 뒷받침 해줬다. 또한 이해준과 한홍난이 맞붙거나 역송 체험 중이라는 것을 부각할 때는 김인권과 김수로가 직접 등장해 이야기의 이해를 도왔다.
에필로그는 드라마에서 아주 적은 부분이지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앞서 마야(라미란 분)는 김영수가 환생한 이해준이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진짜 이해준을 무인도에 가두기로 결심했다. ‘돌아와요 아저씨’ 매회 방송 말미에는 무인도에 갇힌 진짜 이해준과 경비행기 조종사(이문식 분)의 고군투기가 유쾌한 재미를 더했다. 티격태격하기만 했던 두 사람은 매회 조금씩 친숙해지면서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묘한 마력을 선보였다.
◇시청자 웃고 울린 사랑과 가족애
한기탁과 김영수는 각각 자신의 조직과 연인인 송이연(이하늬 분), 가족을 위해 역송을 결정했다. 극 초반 두 사람은 주변 인물들을 빙빙 돌며 자신의 위치를 찾아나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가까워졌고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송이연에게 모든 것을 내어줬지만 후회하지 않았던 마초남 한기탁, 김한나(이레 분)가 친딸이 아님에도 아버지 역할을 자처했던 순정남 김영수의 이야기는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함께 시청자를 울고 웃겼다.
마지막회에서 송이연은 “누군가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한기탁과 한홍난을 그리워했다. 신다혜(이민정 분)는 이해준이 죽은 남편이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눈물을 쏟아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