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송혜교 "새침데기 아닌 선머슴…퇴보 않을 것"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당찬 의사 강모연을 연기한 송혜교가 지난해 6개월 동안 사전 촬영됐던 작품을 향한 감사와 여배우로서의 발전을 약속했다.
지난 14일 종영한 '태양의 후예'는 특전사 대위(유시진)과 의사 강모연(송혜교)의 신념을 뛰어넘는 로맨스를 그렸다. 38.8%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했고, 중국 아이치이 누적 조회수는 100억뷰를 돌파했다.
송혜교는 이 작품에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 강모연과 만났다. 국가를 위한 작전에 투입돼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유시진과의 관계는 가슴 설레는 대사와 버무려져 아름답게 화면을 수놓았다.
송혜교는 2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태양의 후예' 종영 기자간담회에서 '할 말은 다 하는' 강모연과 같았다.
"저를 새침데기로 보시는 분도 많지만, 실제 성격은 남성적인 면이 더 많다. 가끔은 말도 선머슴처럼 한다는 얘기도 듣는다. 강모연에 대리만족했다"고 말한 송혜교는 자신의 한류는 '풀하우스' 이전인 '가을동화'부터 시작됐다는 농을 치며 취재진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했다.
다음은 송혜교와의 일문일답.

-'태양의 후예'가 끝난 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드라마가 잘 끝나서 요즘에는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사무실 식구들과 와인을 마시며 '태양의 후예' 마지막 방송을 봤다. 생각보다 요즘에 바쁘진 않다."
-송중기와의 호흡이 무척 좋아 보였다.
"송중기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여성 팬들이 많이 생겼다. 대본도 재밌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잘해야 성공할 것으로 봤다. 송중기가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같이 연기하는 나조차도 설레는 연기를 보여줬다. 많은 분이 열광해주셔서 작품이 성공했다."
-극 후반부에서는 전개가 너무 빨라지고,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드라마가 사전 제작이었다. 감독님께서 나중에 편집한 신들도 있을 것이다. 연기하는 동안에는 스토리가 빨리 전개된다고 느끼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들은 없었다. 방송된 후 마음에 들어 하시는 분도, 비난 하시는 분도 있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현실에 있을 수 없는 환상에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결과에 만족한다."
-유시진 같은 남성과 실제로 연애를 할 수 있나.
"(그를 둘러싼 상황이) 무섭긴 하겠지만, 그 남자가 믿음을 줘야 할 것이다. 시청자들이 왜 유시진을 받아주지 않느냐고도 했다. 강모연의 마음을 몰라주셨지만, 드라마 후반에서는 강모연의 마음을 알아주셨다. 유시진과 같은 남자와 만난다면 강모연처럼 고민을 많이 할 듯하다."
-최근 전범 기업의 중국 광고 모델을 거절했다.
"너무 많은 기사가 넘쳐나서 당황했다. 그 내용이 전부다. 그 어떤 배우들도 그 상황에서는 같은 선택했을 것이다."
-서경덕 교수와 역사 관련 활동도 하고 있다.
"해외 박물관에서 우리말 설명은 없는 것을 보고, 서경덕 교수님을 알게 됐다. 이후 함께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고, 배워야 한다. 주변의 어른들과 서경덕 교수님에게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도 듣고, 물어보고 있다. 배우면서 돕는 중이다. 앞으로도 계속 활동하고 싶다."
-연기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배우 송중기에 대해 설명해달라.
"현장에서 연기할 때는 순간적으로 몰입해서 그 장면을 만든다. '태양의 후예'가 사전 제작이었기에 지난해 12월 촬영이 끝나고 몇 개월 후 시청자의 입장으로 작품을 봤다. 제가 스스로 강모연에 빙의했다. 같이 연기했던 배우가 아닌 강모연에 빙의한 여자로 송중기의 연기를 봤다. 개인적으로 설렜던 신은 '고백할까요, 사과할까요'였다."
"6개월 가까이 촬영을 했다. 힘든 신도 많았지만, 송중기는 처음 촬영 시작했을 때와 마지막에도 같은 모습이었다. 동생이지만,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막내 스태프까지 챙기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요즘 보기 드문 배우다. 힘든 시기에서 송중기가 큰 힘이 됐고, 다른 배우들도 좋은 역할을 했다. 남자주인공으로 역할을 충실히 했다. 멋진 친구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오랜만에 복귀했다.
"'태양의 후예'가 3년 만의 복귀작이었기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촬영했다. 성과가 좋아서 감사드린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여러 감정을 느꼈던 작품이었다."
-작품에 참여할 때 염두에 두는 것은 있는가.
"드라마나 영화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전작보다 송혜교 연기가 나아졌네'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면 만족한다. 전작보다 퇴보만 되지 않고, 더 많은 표정과 연기를 시청자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것이 의무인 듯하다. 계속 발전하면 언젠가 좋은 일이 있다는 생각으로 연기하고 있다. 여자 배우가 하는 장르가 한정적이다. 캐릭터도 좋고, 시나리오도 좋고, 안 해본 장르가 맞아 떨어지는 작품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여자 배우분들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장르나 캐릭터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차기작은 확정됐나.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태양의 후예'의 해외 반응은 실감하는가.
"4월 초에 홍콩으로 '태양의 후예' 프로모션을 갔다. 기사로만 소식을 접하다가 직접 가보니 인기가 엄청났다. 송중기의 인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홍콩 교복 입은 여학생이 '오빠'라고 하는 것도 오랜만에 봤다. 엄마처럼 뿌듯했다. 송중기도 요즘 기분이 좋을 것이다."
-평소에 결혼 생각도 하는지 궁금하다.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됐다. 어떤 날에는 빨리 시집을 가고 싶다가도, 혼자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태양의 후예' 대사가 '오글거린다'는 평가도 있었다.
"오글거린다는 말은 공감하지 못했지만, '이상형, 미인형, 인형' 대사는 힘들었다. 어린 나이가 아니기에 수위를 잘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촬영이 끝난 후 송중기와의 열애설도 불거졌다.
"송중기와 촬영을 하면서도 식사를 많이 했다. 송중기와 뉴욕에서 만났다는 것을 보고 오해를 산 듯하다. 당시가 패션 위크였기 때문에 송중기 외에도 만난 친구들이 많았다. 같이 작품을 한 친구인데 스캔들을 염려해 시선을 피한 것도 웃긴듯 했다. 송중기가 찬 것은 팔찌가 맞지만, 저는 머리끈이었다. 해프닝이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할 말은 있나.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에 주신 사랑 오래오래 기억을 하겠다. 그만큼 노력해서 다음 작품에 더 멋진 모습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리겠다. 사람으로서도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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