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기자]
드라마 ‘질투의 화신’을 사이에 두고 KBS와 SBS 그리고 제작사인 SM C&C 사이의 갈등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SBS와 SM C&C는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8월 편성을 확고히 했고, KBS가 홀로 외로운 구애를 하는 모양새다.
프로그램 편성을 두고 방송사들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미 편성 확정된 작품을 두고 날선 공방을 펼치는 일은 드물기에 업계는 물론, 누리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묘한 삼각 관계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KBS는 ‘질투의 화신’ 편성을 두고 지난해 가을부터 논의를 했고, 지난 3월에 편성을 확정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조율하던 중 SBS에서 편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KBS는 급하게 “‘함부로 애틋하게’ 후속 수목 드라마로 ‘질투의 화신’을 편성했다”고 맞대응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제작사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당초 KBS와 편성을 의논했으나 편성시기와 제작 스케줄 등이 맞지 않았던 관계로 SBS로 방송사를 결정하여 제작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KBS가 아닌 SBS를 선택한 것이다.
KBS 드라마국 고위관계자는 20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KBS의 입장은 여전하다”며 “‘질투의 화신’ 방영은 우리 쪽과 먼저 약속이 된 일이다. 제작사는 다시 돌아와서 조건을 조율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고 주장했다.
‘질투의 화신’의 SBS행에 대해 관계자는 “‘합의’가 아닌 ‘통보’였다. 세부 사항을 얘기하던 도중 가는 경우가 어디있나”라며 “이미 편성표에도 기입된 사항이고 광고주들에게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함부로 애틋하게’ 후속으로 방송을 하려고 이미 팀을 꾸려 놓은 상태”라며 “지금 그 팀의 모든 작업이 정지되어 있다. 그 편성 시간대도 비어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질투의 화신’은 애초 KBS2 월화드라마로 8월 편성을 목표로 제작 준비를 했다. 하지만 KBS가 ‘구르미 그린 달빛’에 먼저 그 시간대를 내주면서 의견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관계자는 “‘구르미 그린 달빛’은 원래 방학 시즌에 맞춰 편성하려 했던 것”이라며 “‘질투의 화신’은 그 다음 달인 9월에 편성됐다. 그것은 늦은 시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같은 시간대로 ‘질투의 화신’을 편성한 SBS에 대해서도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상식적인 일이 아닌가.
끝으로 관계자는 “KBS 측은 ‘질투의 화신’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입장이다. 계속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 시점, 최선의 조건과 시기를 차지한 ‘질투의 화신’이 KBS에 다시 돌아올 가능성을 희박해 보인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