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방송인 김용만이 3년 자숙 기간을 끝내고 '렛미홈'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고개를 숙이기보다는 유쾌한 웃음으로 팬들을 향해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tvN 새 집방 프로그램 '렛미홈' 제작발표회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렸다. 박현우 PD, 방송인 김용만, 배우 이태란, 이천희, 걸스데이 소진이 참석했다.
김용만은 이날 포토타임을 위해 단상에 오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어 다른 출연자들과의 사진 촬영 때에도 엄지를 치켜올리고, 양손으로 지붕의 모양을 만드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했다.
김용만은 지난 2013년 12월 사설 스포츠토토를 한 혐의(상습도박)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후 방송 활동은 물론 근황을 알리지 않은 채 자숙했다. 김용만은 다른 당사자보다 근황을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지냈다.
마이크를 잡은 김용만은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렛미홈'에서 진행을 맡게 된 김용만이다"고 짧게 소개를 마쳤다.
이어 "3년 만에 이런 자리에 서게 됐다. 저를 믿어줬던 분들에게 예전의 잘못에 대해 죄송하다. 사과는 계속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행복한 웃음으로 보답하겠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김용만은 자숙 후 첫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어두운 표정보다는 유쾌한 모습으로 출연자들에 대한 얘기를 전했다. 이 자리가 그를 위한 것이 아닌 '렛미홈'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김용만은 함께 진행을 맡은 출연자들과의 뒷이야기도 풀어갔다. 그는 이천희 이태란과 함께 하게된 것에 대해 "이태란과는 10여 년만에 함께 진행을 하게 됐다. 이천희와 다시 만나 기쁘다. 소진과도 3년 전에 '꽃다발'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함께했다. 촬영하면서 '렛미홈' 진행자들의 조합도 좋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OtvN '쓸모있는 남자들'로 방송 복귀한 김용만은 당시 주목 받진 못했다. 방송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이었다. 반면 '렛미홈'은 김용만의 진행 능력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PD도 그를 향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용만은 일반인과의 소통을 잘하는 분이다. 출연자를 찾던 중에 김용만을 섭외했다. '렛미홈'은 일반인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프로그램이다"며 "스튜디오 녹화를 해보니 '역시 (김용만이) 돌아왔구나'라고 느꼈다. 김용만에게 '편하게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이긴 하지만, 김용만은 자신을 둘러싼 질문에도 되도록 솔직하게 답변했다.
김용만은 "예능에 복귀한 동료들이 있다. 탁재훈이 복귀하면서 거의 모든 사람이 복귀했다. 내 이름을 치면 연관 검색어에 나온다. '연관 검색어 동기'가 된 듯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들과 자주 전화통화를 하면서 앞으로 도덕적으로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격려를 주고받고 있다"며 "제각기 얼굴이 다르듯이 잘하는 분야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진심이 통하고 사랑이 받는 프로그램이 탄생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용만과 함께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탁재훈은 전날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이수근 김용만 등이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착한 예능'의 흐름을 타서 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만은 "탁재훈은 인터넷 '연관 검색어 동기'라서 전날 방송을 찾아봤다"면서 "예전에도 저는 착한 예능을 좋아했다. 착한 것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저에 대한 우려를 탁재훈이 했는데, 오히려 탁재훈이 안 착한 예능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모든 프로그램들은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높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예능인은 마라토너와 같은 장거리 선수다. 얼마나 오랫동안 달릴 수 있을 것인지에 초점에 맞춰 활동하겠다"고 전했다.
'렛미홈' 출연진과 오프닝 구호를 직접 맞춰본 김용만은 마지막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3년 공백에도 김용만은 자신의 잘못을 담담하게 사과하면서도 프로그램의 첫시작에 누가 되지 않게끔 노력했다. 1시간 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용만이 전하는 진심은 충분히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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