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고인이 된 김광석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
지난 4월1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김광석의 20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전시회 ‘김광석을보다展’ 만나다·듣다·그리다’가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 뮤지션을 소재로 한 최초의 음악 전시회로 그의 유품부터 노래, 추모 작품 등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딸바보로 유명했던 김광석과 딸의 모습이 한 면을 가득 채운 가운데 김광석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김광석의 실제 육성이다.
이는 김광석의 라이브 앨범에서 추출한 음성으로 전시장 곳곳에서 들을 수 있다. 김광석이 직접 자신이 만든 노래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그에 얽힌 사연을 털어놓는다. 전시회장 입구에서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하는 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노래로만 알았던 김광석이 이렇게 유머러스한 사람인 줄 처음 알았다.
◇ 동물원 김광석부터 아빠 김광석까지
이번 전시회는 총 8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섹션마다 주제가 있다. ‘영원한 청춘’ 섹션에선 솔로 앨범을 발표하기 전 그가 활동했던 동물원 시절의 음악이 담겨 있고 이어선 그의 1집부터 4집까지, 그리고 새롭게 주목을 받았던 다시부르기 앨범의 노래들이 정리되어 있다. 완성하지 못한 5집과 가수가 아닌 딸바보였던 아빠 김광석의 모습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만화 ‘슈퍼마리오’ 주제가를 부른 김광석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발표한 앨범에 수록된 악보, 앨범 재킷 뿐만 아니라 김광석의 실생활도 엿볼 수 있는 유품들이 많았다. 카메라부터 메모광답게 빼곡하게 쌓인 수첩, 그가 메모할 때 썼던 볼펜도 볼 수 있었으며 딸과 함께 찍은 사진도 넘쳐났다.
섹션 7관에선 그를 추억하고 안타까워하는 팬들과 아티스트의 작품들이 채워졌다. 이외수를 비롯해 곽정우, 고학찬, 안윤모, 이종구 등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 진짜 김광석의 음악을 감상할수 있는 공간
섹션 8관은 김광석이 과거 운영했던 고리카페 콘셉트로 만들어졌는데 LP판을 형상화 한 테이블에 앉아 김광석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한 켠엔 포스트잇이 마련되어 있어 김광석에게 전하고 싶은 편지를 쓸 수도 있다. 기타를 치고 있는 김광석의 동상도 자리하고 있어 기념 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전시회에서 추천하고 싶은 장소는 바로 영상관이다. 첫 번째 영상관은 ‘1001번째 콘서트실’로 구성돼 김광석의 공연 실황을 관람할 수 있다.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르는 김광석의 모습을 큰 스크린으로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두 번째 영상관은 어둠 속에서 오직 김광석의 노래만 감상할 수 있는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다. 바닥에 편안하게 앉아 스피커에만 집중해 김광석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박춘정 사운드 디렉터가 참여해서 하이파이한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