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춘추전국시대, ‘삼촌’들의 봄심은 어느 때보다 설렌다. 높은 팬덤을 자랑하는 두 처자들, 트와이스와 러브리즈가 한 날 한 시 컴백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25일 0시 나란히 새 앨범을 발매하고 공식 활동에 돌입했다. 트와이스는 두 번째 미니앨범 ‘페이지 투(PAGE TWO)’, 러블리즈 역시 두 번째 미니앨범 ‘어 뉴 트릴로지(A New Trilogy)’를 들고서다. 서로 다른 음악색으로 더욱 풍성해진 볼 거리, 들을 거리에 즐거운 건 음악 팬들이다.
트와이스의 새 타이틀곡 ‘치어 업(CHEER UP)’은 힙합, 트로피컬하우스 등의 장르를 믹스한 컬러 팝 댄스곡이다. 전작 ‘우아하게’에서 호흡을 맞춘 블랙아이드필승이 작업한 곡으로 트와이스만의 강점인 상큼 발랄한 에너지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데뷔곡으로 음원 역주행, 신인상 싹쓸이, 7만 장에 육박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데뷔와 동시에 가요계를 평정한 트와이스인 만큼 ‘치어 업’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은 꽤나 높았다. 음원 공개 직후 실시간 차트 1위를 거머쥔 성과가 이를 방증한다.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트와이스는 이날 오후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1위를 할 거라곤 전혀 상상도 못 했는데 너무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우아하게’보다 “더 건강하고 발랄해졌다”는 이들은 “대중이 봤을 때 즐거워보이고 행복해보이는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트와이스의 컨셉은 트와이스”라는 자신감 넘치는 한 마디는 트와이스의 현재를 보여주는 발언이다.
트와이스가 기존 이미지의 공고화를 통해 인기몰이를 예고했다면 러블리즈의 컴백 키워드는 변화, 보다 구체적으로는 성숙이다.
러블리즈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Destiny(나의 지구)’는 이들의 데뷔곡 ‘캔디 젤리 러브’부터 ‘안녕’, ‘아츄’까지 호흡을 맞춰온 윤상의 프로듀싱팀 원피스가 만들었지만 뉴잭스윙(New Jack Swing) 그루브를 차용, 기존 러블리즈의 곡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서 성숙미가 느껴진다.
같은 날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러블리즈는 “새로운 3부작인 만큼 더 발전된 모습과 성숙한 음악색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러블리즈가 많이 성장했구나 느끼시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쇼케이스에 동석한 프로듀서 윤상은 러블리즈의 눈에 띄게 달라진 음악적 변화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짝사랑에 대해 세 번에 걸쳐 비유했는데 어디서도 그 짝사랑이 받아들여졌단 이야기는 안 나온다”며 “이번에는 짝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소녀들의 마음을 표현해보면 어떨까 하고 과감하게 마이너 풍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윤상은 또 “앞선 세 번의 무대 끝에 아직까지 1등을 한 적은 없지만, 1등이라는 눈 앞의 목표를 얻는 것보다 항상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사람들을 설레게 하고 결과물이 조금씩 대중에게 다가간다면 그게 러블리즈에게 좋지 않겠는가 싶다”고 말했다.
트와이스와 러블리즈. 서로가 바라보는 차별점은 무엇일까.
트와이스는 “러블리즈 선배님들은 워낙 콘셉트가 있지 않나”며 “우리도 트와이스만의 색을 만드는 데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트와이스의 콘셉트는 트와이스 그 자체”라고 당차게 밝힌 이들은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러블리즈 또한 상대의 차별화된 개성을 치켜세우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러블리즈는 “트와이스는 신나고 펑키한 음악을 많이 하고 있다면 우리는 감성을 자극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블리즈는 “트와이스는 우리와 또래다. 음악적 색이 다르기 때문에 친구처럼 함께 즐겁게 활동하고 싶다”며 “트와이스와 동반자처럼 윈-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러블리즈와 트와이스의 바람이 통한 걸까. 이날 오후 6시 현재 음원차트 최상위권은 트와이스와 러블리즈가 호령하고 있다. 팬들만큼이나 즐거운, 트와이스 그리고 러블리즈의 봄날이다.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