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마당놀이 콘서트를 앞둔 90세 '구순' 송해는 여전히 뜨거운 가슴으로 무대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백세인생 송해와 함께 효 콘서트' 기자회견이 27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출연자인 방송인 송해, 이상벽, 가수 이애란, 국악인 박애리, 남상일, 작가 오경석이 참석했다.
행사 진행을 맡은 이상벽은 이날 "송해 선생님은 여러 기록을 갖고 계신다. 기록의 사나이다"면서 "지금 연세까지 공연을 하신다. 현역으로는 최장수다. '전국노래자랑'을 30년 넘게 진행했다. 그리고 현존하는 MC 가운데 가장 키가 작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1927년 4월 27일생인 송해는 이날 90세가 됐다. 하루에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데뷔를 하고, 사그러져가는 연예계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노송'이다.
송해는 "세월이 많이 흐르다 보니 생일이 기다려지진 않는다"면서도 "오늘 아침에 식사를 늦게 했는데, 아내가 미역국을 끓여놨더라. 부부가 서로를 걱정하는 것이 인생의 맛인 것 같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한자리에서 '전국노래자랑'의 마이크를 잡은 송해의 첫 방송 뒷이야기도 전해졌다. 오경석 '전국노래자랑' 작가는 "폐지 위기 속에서 송해에게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달라고 했다. 한 회만 녹화를 하자고 하면서 겨우 설득했다"며 "15년 동안은 하실 줄 알았는데, 30년까지 하실 줄은 몰랐다"며 그의 열정에 혀를 내둘렀다.
백세인생 송해와 함께 효 콘서트'는 오는 5월 22일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심청전'을 각색한 마당놀이가 펼쳐지는 가운데, 송해는 심봉사로 60분 동안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100세 인생'으로 유명한 가수 이애란도 이 공연에서 활약한다.
이애란은 송해와 관련해 "'100세 인생'은 잘 알려지기 전부터 송해 선생님이 '전국노래자랑'에서 부르셨다"면서 "개인적으로 송해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다. 이끄는 주시는 대로 열심히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해 아버님이 130세까지는 사회를 보시고, 이후 20년 동안은 편안히 보내셨으면 한다. 150세까지 사셨으면 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술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상벽도 송해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는 "송해 선생님이 '전국노래자랑' 녹화 하루 전에 그 지역에 가셔서 참가자들을 파악하신다"며 "묵상을 하신 뒤 수도승의 자세로 항상 녹화에 참여하신다"고 설명했다.
이번 콘서트에 앞서 송해는 리얼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를 통해 시청자와 만났다. 리얼 예능 프로그램까지 90세 방송인이 끝없는 도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송해는 "'나를 돌아봐'는 리얼 예능이다. 각본이 있어서 대사를 나눠서 하는 방송보다 100배는 어려웠다. 얘기가 지나친 것이 있거나 지적 사항도 있었다"면서 "아내와 결혼식을 올렸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자식들도 흐뭇하고 좋았다고 하더라. 지인들도 축하해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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