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11주년을 맞은 MBC ‘휴먼다큐 사랑’은 누군가에겐 ‘꿈’이었고, 누군가에겐 ‘희망’이었다.
28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 MBC 센터에서 열린 MBC 2016 ‘휴먼다큐 사랑’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진만 CP, 이모현·조성현 PD가 참석했다.
‘휴먼다큐 사랑’은 ‘사랑’이란 주제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가치와 진정한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11년 ‘장수 프로’다. 올해에는 1부 ‘엄앵란과 신성일’, 2부 ‘러브 미 텐더’, 3편 ‘내 딸, 미향이’, 4편 ‘시간을 달리는 소년 원기’, 5편 ‘사랑하는 엄마에게’ 편이 5월2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 사진제공=MBC |
5편의 하이라이트를 모아보는 시사회장은 그야말로 ‘눈물바다’였다. 엄앵란과 신성일이 “다시 태어난다면 서로와 결혼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런 촌스럽고 실례되는 질문이 어딨냐”고 PD를 타박하면서 “결혼도 안 할 거고 평생 혼자 살 거다”라고 말하는 모습은 웃음을 유발했지만 엄앵란의 암 소식에 그의 딸이 “우리 엄마가 암이라니”라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모두가 숙연해졌다.
그 이후가 더 ‘난관’이었다. 치매에 걸린 ‘남편 바라기’ 아내, 그런 아내를 위해 오사카 여행을 결심하는 남편의 이야기나 조로증에 걸려서도 늘 장난기 넘치는 행동으로 ‘골 때리는 소년’이었던 원기가 “더 이상 못 하겠다”고 치료에 힘겨워하는 모습은 차마 눈물을 흘리지 않고 볼 수 없었다.
제작진도 때로는 고통스럽고, 고민이 된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조성현 PD는 원기네 가족 이야기를 편집하면서 “아직도 운다”고 말했다. 이모현 PD는 지난해 늦가을에 만났던 치매 어머니가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져 남편 분에 ‘저희가 이것까지 내보내도 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수 차례나 했다고 했다.
사실 일반인인 출연자들에게 브라운관에서 자신의 모습을 오롯이 보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다름아닌 11년 동안 시청자와의 신뢰를 쌓아온 ‘휴먼다큐 사랑’이기 때문이다. 김진만 CP를 비롯한 모든 제작진들은 “‘휴먼다큐 사랑’이라면 하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하며 흔쾌히 출연을 허락한 사람들에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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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눈물’ 속에 ‘희망’ 그리고 ‘감동’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휴먼다큐 사랑’ 팀은 모든 시간을 쏟아 부어 출연자들의 삶에 ‘녹아들었다’. 이모현 PD는 “한 아이템은 3년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가랑비에 옷 젖듯 출연자들의 삶 속에 저희가 어느 순간 ‘훅’ 들어간다. 그게 가능한 이유도 오랜 시간 출연자와 제작진이 함께 하면서 신뢰가 쌓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말하며 다른 다큐멘터리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쏟을 수 있다는 게 ‘휴먼다큐 사랑’의 장점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조성현 PD는 ‘휴먼다큐 사랑’이 꿈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김진만 CP는 조 PD를 소개하며 “이 친구의 입사지원서에 ‘휴먼다큐 사랑’을 보고 PD를 꿈꿨다는 한 줄이 아직도 생각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조 PD는 “아버님께서 암 투병을 하시면서 당시 ‘너는 내 운명’ 편을 봤는데 그걸 보면서 ‘저 프로그램 같은 걸 만드는 PD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실제 경험담임을 전했다.
출연자들에게는 ‘휴먼다큐 사랑’이 ‘희망’이 되기도 했다. 5부의 ‘사랑하는 엄마에게’의 주인공인 두 쌍둥이는 아직도 엄마를 찾고 있고, 2부의 ‘러브 미 텐더’의 주인공은 아내의 치매 일기를 공개하면서 다른 가정들도 치매가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그럼에도 가족은 포기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휴먼다큐 사랑’의 세 편을 촬영한 촬영감독은 이날 행사에서 갑작스럽게 마이크를 잡고 “거의 집도 못 들어가면서 찍었다”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누군가에겐 ‘열정’이고, 누군가에겐 ‘꿈’이며, 누군가에겐 ‘희망’이다. ‘휴먼다큐 사랑’의 눈물 속엔 참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