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억대의 상금을 거머쥔 오디션 스타. 가수 데뷔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만큼 효과적인 홍보 타이틀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곽진언은 그런 수식어를 빼고 오직 ‘곽진언’이라는 알맹이로만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오는 10일 곽진언이 첫 정규 앨범인 ‘나랑 갈래’를 발표한다. Mnet ‘슈퍼스타K6'(이하 ’슈스케‘) 우승한 지 횟수로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슈스케‘ 덕을 좀 보려면 더 일찍 나왔어야 했다.
↑ 사진=뮤직팜 제공 |
“사실 발매 시기는 이미 놓쳤다. 이제야 시기를 정해서 나온다는 게 팬들에겐 못할 짓이다. 완성이 될 때 나오는 게 중요했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한다고 하는데 ‘슈스케’ 우승자로서의 제 모습을 끌고 가고 싶진 않았다. 정규 앨범으로 작업을 할 때부터 그럴 줄 알았다. ‘슈스케’ 우승했을 때만큼 주목은 받지 못하겠지만 그게 천천히 오래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요즘 같이 하루하루 흘러가는 노래들이 많은 시대에 곽진언은 11곡이 꽉 찬 정규 앨범을 준비했다. 리메이크곡을 빼면 전부 본인의 자작곡이다. 정규 앨범을 준비한 것조차도 곽진언답다.
“처음 회사랑 계약을 맺을 때도 정규앨범으로 가자고 했었다.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을 했다. 요즘 같이 싱글을 많이 내는 상황에서 정규로 내는 것 자체가 ‘우리는 천천히 가겠다’는 의미가 있다. 음악을 오래하는 선배님들도 정규 앨범을 내시니, 저도 음악을 오래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인 타이틀곡 ‘나랑 갈래’는 이번 앨범에서, 곽진언의 가수 인생에서도 의미가 있는 곡이다. 그가 음악을 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처음 썼던 처녀작이다. 그래서 공연에서도 빼먹지 않는 곡이다.
“제일 좋아하고 아끼는 곡이다. 데뷔 앨범이니 새롭게 만든 노래보다는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음악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나랑 갈래’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20살 때 쓴 곡이라 많이 부끄럽고 지금 새롭게 쓴다면 그때와는 다르게 곡을 썼을 것 같다. 가사도 지금 다시 보면 풋풋하고 오글거리기도 하는데 제 음악을 대표하는 곡이라서 앨범을 내기로 한 시점에서 작업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가장 처음 썼던 곡인 ‘나랑 갈래’부터 최근작이었던 ‘자랑’까지 데뷔 앨범에 채웠다. 앨범 작업에 돌입하기 전부터 써놨던 곡이었지만 작업시간만 1년이 걸렸다. 앨범 전체를 직접 프로듀싱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리메이크곡인 ‘봄날은 간다’ ‘아침이슬’을 제외하곤 자작곡인데 이미 써놓았던 곡들이다. 이렇게 엮어 놓으면 저의 지난 시간의 음악을 함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새 노래로 작업하면 지난 시간을 배제하는 것 같았다. 초반엔 녹음도 혼자하고 디렉팅도 다 제가 했다. 미디 작업을 하나도 안 했다. 100% 악기 녹음이다. 녹음을 다시 하면서 오래 걸렸다. 무턱대고 녹음실부터 찾아가는 실수를 했다. 방법을 잘 몰랐다. 회사에서도 제가 다 할 줄 아셨던 것 같다. 아직 부족하다. 그래도 어설프고 뭔가 모자란 것 같더라도 온전한 제 색을 내는 게 싱어송라이터 앨범에선 중요한 것 같다.”
근 1년간 곽진언을 괴롭혔던 데뷔 앨범이다. 곽진언은 스스로 욕심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가볍게 접근할 수 없었다. 그래도 욕심이 채워지지 않았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았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을 내려놓은 곽진언은 한결 가벼워보였다. 지금까지의 자신을 보여주는 것에 의미를 뒀다. 진심을 결국 전해진다는 걸 믿었다.
“욕심을 채워질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받아들이고 이 곡들은 제가 아껴주기로 했다. 아무리 절 괴롭혔어도 제가 사랑해야 될 것 같았다. 만족이라기 보단 제가 진솔하게 대해준다면 대중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어설프다는 말을 들을 것 같지만 동시에 순박하고 풋풋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을 담은 앨범, 풋풋한 데뷔 앨범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풋풋함과는 거리가 멀지만.(웃음)”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