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배우 최민식, 김윤석, 하정우, 소지섭, 황정민, 송강호, 오달수, 김남길…곽도원과 영화에서 호흡했던 이들을 쭉 나열하면 충무로가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작품을 통해 곽도원은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호흡, 모두가 부러워 할 수밖에 없는 필모그래피를 만들어왔다.
“다들 훌륭하세요. 전 정말 인복이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 신구 선생님께서 연극을 하실 때 하신 말씀인데, 배우라는 직업은 도를 닦는 직업인 것 같다고 그러셨어요. 너무나 많은 사람을 이해해야 하고, 너무나 많은 고민들을 해야 하고요. 저도 잘하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상대방도 잘 해야 하고요. 신구 선생님이 연기가 도 닦는 것 인 것 같다고, 그렇다가 아니라 그런 것 같다고 하시는 데 그 겸손한 말씀에 제 무릎이 꿇어지더라고요”
↑ 사진=이셉세기폭스코리아 제공 |
“선배님들과 연기를 하는 데 이 형님들이 절 도와주신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예를 들면 ‘변호인’에서 법정신을 촬영 하는데, 강호 형이 대사를 하시는데 저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이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면 슬퍼질 수밖에 없고, 애국심이 생겨요. 근데 그러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감정을 잡고 했죠. 그렇게 촬영을 하고 딱 ‘컷’ 소리가 나면 ‘이번에 괜찮았지?’ 하시는데, 자기 연기에 객관화가 딱 돼있는 게 느껴졌어요.”
이런 호흡이 이번엔 감독과 이뤄졌다. 물론 ‘곡성’에서 곽도원이 쿠니무라 준과 호흡한 부분도 주를 이뤘지만, 다양한 감정선과 호흡이 중요한 영화에서 감독만큼 그와 조화를 이뤄야할 사람은 없었을 터.
“제가 느끼는 종구로서의 느낌하고, 나 감독이 생각하는 종구의 생각이 같이 분석을 했지만 뒤죽박죽이었어요. 날씨에 따라서 스케줄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여러 사건이 벌어져서 그 감정이 얼마큼인지를 모르겠더라고요. 나중에 보충해서 촬영 할 수 없으니까, 감정을 끝까지 올렸다가 줄였다가 그렇게 찍었어요. 수고스럽더라도 미친 듯이 해야 했으니까요.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 사진=이셉세기폭스코리아 제공 |
곽도원은 ‘곡성’의 이야기 속 종구에게 벌어지는 일이 ‘나비효과’ 같다고 표현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지는 일들이, 마치 그의 연기 인생을 대변하는 듯 느꼈던 것일까. 극단 생활부터 시작해 지금의 자리까지 온 곽도원의 인생이 나비효과처럼 펼쳐졌기 때문인 것일까.
“전 사실 영화배우가 되려고 꿈 꾼 적이 없어요. 영화배우는 잘 생겨야한 할 수 있는지 알았거든요. 송강호 선배 이전에는 그랬어요. 김윤석 선배가 나오고 나서 ‘일반 얼굴들도 배우의 꿈을 꿔도 되는구나 싶었고, 화룡정점을 찍은 게 오달수 선배였죠(웃음). 단편영화로 시작하면서 미쟝센영화제에 나갔고, 제 단편영화를 했던 사람들이 상업영화의 조감독이 되면서 저에게도 기회가 온 거에요. 사람이 죽을 것 같을 때 뒤를 돌아보고 옆을 바라보면 이게 기회구나생각이 들더라고요.”
↑ 사진=이셉세기폭스코리아 제공 |
“모든 것들은 자기 손 끝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얼마만큼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사느냐에 따라서 사람 몸에서 기운이 전파되죠. 그 기운 때문에 사람이 몰리고, 악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살면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향기를 내고 사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천복(天福)이죠(웃음). 돌아가신 부모님이 잘 돌봐주시는 것 같아요. 좋은 분들이 많고요. ‘황해’가 끝나고 나홍진 감독한테 전화가 올지 누가 알았겠어요(웃음).”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