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김동완이 표현하는 포라는 인물은 살아있는 때가 많다. 정말 포라는 인물과 김동완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밌다. 천재인 것 같다. 따라하고 싶지만. 난 절대 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뮤지컬 배우 최재림”
그룹 신화 멤버이자, 배우인 김동완이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로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26일 개막을 앞두고, 연습실에서 만난 김동완은 예술가, 아티스트로서 강렬한 삶을 살았던 포의 인생을 자신의 곳곳에 묻혀놓은 상태였다. ‘에드거 앨런 포’는 세기를 앞선 천재 시인이자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의 드라마틱한 삶과 작품을 그린 작품.
김동완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대 위’라는 곡으로 애절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마치 예술가인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듯, 곡의 가사에도 또렷한 감정의 힘이 전해졌다.
“욕먹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주위에서 담담하더라. 우려의 소리를 듣는 고통도 이겨내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아무도 뭐라고 안 해서(웃음). ‘에드거 앨런 포’는 전작들보다 더 각오가 됐다.”
↑ 사진=랑컴퍼니 |
그는 앞서 신화 멤버로서 무대에 올랐을 뿐 아니라,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와 ‘헤드윅’ 무대에 오르면서, 도전하는 면모를 쉼 없이 보였지만 이번 ‘에드거 앨런 포’는 도전하기 쉽지 않았을 법하다. 초연이라 작품을 만들어가야 할 부분도 있고, 실존인물이기 때문에 표현에도 풀리지 않는 지점이 분명 있기 마련. 하지만 김동완은 오히려 “내면을 어떻게 무대에서 끌어올릴까에 대한 고민이 쉽지 않았다”라고 ‘인물 본연의 모습’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이하 김동완과의 일문일답.
Q. 작품 출연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본인은 굉장히 밝은 모습인데 작품이 어둡기 때문이었나.
“처음에 망설여졌던 이유가, 작품에 임하면 우울증 걸리지 않을까, 라는 것이었다. 극 중 술을 많이 먹고 약을 하는 캐릭터라, 핑계로 술을 많이 먹을 것 같더라(웃음). 작품에 몰입해서 동기화 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좀 그렇더라.”
Q. ‘에드거 앨런 포’가 예술가의 삶을 그린 작품 아닌가. 극 중 와 닿는 대사나 넘버(노래)가 분명 있을 것 같다.
“‘아무도 찾지 않는 무대 위’라는 곡이다. 연예인이거나 무대에 서는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연예계를)떠나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대사로도 읽혀서, 자꾸 울컥하는 느낌도 들지만, 그런 감정을 배제한다. 마치 포처럼, 떠난 그녀를 생각하려고 하는 것이다.”
“‘당신이 날 살게 해’라는 노래가 있다. 이 곡은 포는 부러워하는 인물로 만든다. 사람과 사랑이 삶의 균형을 준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데, 나 같이 싱글인 상태일 때 일을 잘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 아닌가. 포와 그의 아내를 보면, 부럽기도 하고, 특히 기억에 남기도 하다.”
Q. ‘에드거 앨런 포’라는 작품의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어두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음악이다. 곡을 소화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훼손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확실히 몰입하게 되고, 작품에 대한 확신이 든다.”
Q. 소재도 강하지 않나. 엔딩에 대한 궁금증도 높다. 작품과 인물에 어떻게 다가가고 있나.
“마약과 섹스에 대해 다루는 것이 쉽지 않은데, 자신의 내면을 어떻게 무대에서 끌어 올릴까, 라고 생각하고 집중하고 있다. 엔딩은 요즘 뮤지컬을 보는 분이라면 거부감이 않을 것이다.”
Q. 신화 때부터 쌓아놓은 ‘김동완의 이미지’가 있지 않나. 예능이나 영화를 통해 대중을 만났고, 뮤지컬 배우로서도 분명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전 반듯하지 않은데(웃음). 반듯하게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저에게 포장된 이미지가 있었고, 또 그것을 깨지 않으려고 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고 한번 치고 쉬어야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는데, 배부른 고민 아닌가. 공익근무를 끝내고 내가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 역시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지킨 이미지도 있다.”
Q. 김동완이 생각하는 뮤지컬은 무엇인가
“뮤지컬은 철인삼종경기 같다. 한 달 이상 노래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서도 두 시간 안에 만들어지는 무대를 모두가 함께 뽑아낸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