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父 “잘못은 나에게 있다” vs 총영사 “유승준도 개입”

[MBN스타 유지훈 기자] 병역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유승준의 아버지가 모든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총영사는 다른 입장이다. 유승준의 의지 없이는 미국 시민권 취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유승준(이하 원고)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소재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총영사(이하 피고)에 제기한 사증발급거부 취소소송에 대한 세 번째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날 법정에는 원고인 유승준의 부친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의 주된 주장은 유승준이 병역기피를 위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는 “당시 유승준은 텔레비전만 틀면 나올 정도로 스케줄이 많았다. 때문에 오히려 군대에 가고 싶어 했다. 그리고 내가 그를 설득해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유승준은 군 입대에 대한 의사가 강했으며 이 때문에 가족들과 갈등을 빚을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A씨의 말에 따라 미국 시민권을 취득 후 다시 입대 할 생각이었으나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여론이 ‘유승준이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로 굳어져버렸다는 것이다.

피고에게는 유승준이 왜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게 됐는지, 이 과정에서 유승준의 개입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었다. 만약 유승준이 미국 시민권 취득에 대해 이전부터 개입했다면 그가 병역을 기피하려는 의도가 이전부터 있었다고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A씨는 “유승준이 지문을 프린팅하고 인터뷰까지 임했던 것은 사실이나 모두 내가 강하게 주장해서 이뤄졌던 일이다. 유승준은 병역기피를 하려던 생각이 없었다”고 전했다.

피고와 같이 재판부도 이 부분에 대해 의문들 드러냈다. 재판부는 “원고가 병역을 앞둔 시점에서 꼭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야 할 이유가 있었냐”고 물었고 A씨는 “사정이라기 보단, 우리가 어떻든 가능한 빨리 따려고 했던 거다. 그걸 따야만 미국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이해는 가는데 공교롭게도 원고는 징병검사가 있고 시민권 취득시기가 겹쳐서 물어보는 거다. 군대를 마치고도 시민권은 취득할 수 있는데, 군대를 가야하는 상황에서 시민권을 취득했다. 왜 꼭 그시기에 했냐”고 다시 한 번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A씨는 “우연히 겹쳐졌을 뿐”이라며 “모든 게 내가 저지른 일이다. 그래서 유승준이 사인을 비롯한 시민권 취득과 관련된 절차들을 밟았던 거다. ‘이것은 꼭 해야 한다’ ‘나중에 군대 가고 안 가고는 네 마음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진행했던 것”이라고 유승준의 미국 시민권 취득이 오롯이 자신의 잘못임을 주장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6월27일로 정해졌다. 유승준의 입국 금지사유에 대한 명확한 사유에 대해 다뤄질 예정이다.

한편, 유승준은 2001년까지 대한민국의 가수로 큰 사랑을 받았으나 미국 시민권 취득과 함께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2002년 2월 인천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된 후 13년 째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그는 꾸준히 한국 활동에 대한 의사를 내비쳤고,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소재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사증발급거부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