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권력 앞에 작아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편에 섰던 조들호가 이제는 가족을 위해 싸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변주가 종영을 앞두고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24일 방송된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조들호(박신양 분)가 신지욱(류수영)에게 신영일(김갑수)가 차명계좌로 뇌물을 받았던 사실을 알렸다. 이어 그는 위기에 빠진 장인과 아내인 장신우(강신일), 장해경(박솔미)를 위해 변호를 맡겠다고 했다.
웹툰 원작인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권력을 내세워 악행을 저지르는 정회장(정원중)의 계략에 빠져 검사로 잘나가던 조들호가 동네 변호사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조들호는 정회장과 맞서면서 힘없는 서민들의 억울함을 속 시원하게 풀어줬다.
이 작품은 앞서 카페인 다량 함유된 파워킹을 마시고 죽은 여고생 사건을 다루면서 최근 논란이 된 사회적 문제를 풀어냈다. 시청자들은 이를 비롯해 시장 상인을 향한 대기업의 횡포, '을'일 수밖에 없는 하청업체의 애환, 보육원 꿀꿀이죽 사건에 공감했다.
현실 세계에서는 어렵게만 보이는 일들을 조들호는 척척 해냈다. 권력자들을 몰아세우는 조들호의 활약은 통쾌했고,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극 초중반부터 MBC '몬스터', SBS '대박'을 밀어내고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힘없는 약자와 함께 어려운 일을 헤쳐나가는 조들호의 모습이 성공 요인이었다. 과장된 상황과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과정이 어설펐지만, 박신양이 연기하는 통쾌한 조들호가 시청률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종영을 2회 앞두고 상황은 급변했다. 조들호와 대립각을 세웠던 정회장이 뇌출혈로 쓰러진 뒤 신영일이 검찰총장이 되기 위해 숨겨놨던 발톱을 세운 것이다.
조들호와 정회장의 구도는 '약자와 강자의 대결'이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장신우와 장해경을 노리는 신영일이 부각된 후에는 조들호와 신영일 대결은 '가족'이 중심이 됐다.
장신우가 세운 법무법인 금산은 그동안 강자의 옆에서 이득을 취하는 로펌으로 그려져왔다. 이은조(강소라)가 금산을 박차고 나온 계기였다. 하지만 조들호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것과 달리 '가족'을 위해 금산의 변호를 맡으려고 했다.
조들호가 가족을 향한 마음이 갑자기 생긴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장해경과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은 매회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의 만류에도 정회장의 비리를 켜내려고 해 구속되고, 변호사가 된 뒤 사회적 정의를 위해 싸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작품 후반부에서 가족애를 앞세운 것은 그래서 더 개연성이 떨어져 보인다. 줄거리보단 캐릭터로 드라마를 이끌어갔던 '동네변호사 조들호'였지만, 단순히 조들호와 장해경의 재결합으로 끝을 맺는다는 엔딩을 향해 달려
이야기 흐름에 구멍이 많다는 지적에도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정의에서 가족으로 방향을 튼 상황에서도 남은 2회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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