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아가씨’는 긴 러닝타임동안 눈을 그야말로 ‘호강’시킨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숲 속의 저택을 영화의 주된 공간으로 연출해 독특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박찬욱 감독만의 연출이 더해진 것도 이유이겠지만, ‘아가씨’의 제작진의 활약도 돋보였다.
◇ 류성희 미술감독의 ‘벌칸상’ 수상이 납득될 수밖에
지난 24일,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벌칸상((The Vulcan Award of the Technical Artist)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암살’ 등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해 온 류성희 감독이 칸영화제에서 갚진 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아가씨’는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차용했지만, 느낌은 우리가 흔히 영화 속에서 봐왔던 시대의 느낌과는 다른 것들이 많았다. 물론 대부분의 신들이 저택에서 이뤄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확실히 류성희 감독이 ‘아가씨’로 벌칸상을 수상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동양적이면서도 동시에 서양적인 느낌의 건축물, 귀족의 생활양식이 살아있는 아가씨의 방, 한국 전통 가옥을 보는듯한 하녀들의 공간들이 ‘아가씨’의 다채로운 느낌을 가미해주는 것이다. 어둡지만 화려한 영화의 느낌을 균형 있게 다루며, ‘아가씨’를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조상경 의상 감독, 의상을 넘어서 캐릭터에 영혼을 불어넣다
조상경 의상 감독은 이미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암살’ ‘베테랑’ ‘내부자들’ ‘신세계’ 등을 통해 연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의상을 캐릭터에게 입혀왔다. ‘아가씨’에서는 조상경 의상 감독의 감각이 극대화된 결과물인 듯했다. 조상경 의상 감독은 이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드레스를 위해 프랑스 삽화, 그림 등을 수집하고 기모노 의상을 위해 직접 일본 교토를 오가며 원단을 구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아가씨(김민희 분)의 의상은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감각적인 조상경 의상 감독이, 평소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배우 김민희와 만났으니 더 설명이 필요 없어진다. 영화 속 의상 한 벌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최소 1개월에서 4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해지니, ‘아가씨’를 보는 내내 김민희가 입고 등장하는 의상들과 다른 배우들이 입은 의상의 디테일을 살펴보는 것도 또 다른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