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배우 신재하입니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의 최태평으로, 올해에는 ‘미스터리 신입생’의 도윤이와 ‘페이지터너’의 서진목으로 인사를 드렸어요. 최근엔 tvN 드라마 ‘기억’에 특별출연을 했고요, 지금은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촬영을 하고 있고, 곧 SBS 드라마 ‘원티드’에도 출연한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지난해 9월부터 하루도 안 쉬고 일할 수 있게 됐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 부지런하게 달렸더니 이젠 조금씩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생겨요
정말 바쁘게 지냈던 것 같아요. 거의 쉬지 않고 연달아 작품을 했거든요. 다행히 옛날보다는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전엔 아예 저를 모르셨는데 요즘엔 그래도 ‘저 사람 배우 아니야?’ ‘그 피아노치던 애 아니야?’ 이런 식으로 소곤소곤 하시는 걸 듣는 경우가 많아요. 아직 “신재하 씨 아니세요?”는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제 얼굴을 알아봐주신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웃음)
최근에 ‘기억’에 특별출연하게 된 건 감독님 덕분이었어요. 전에 한 번 뵌 적이 있었는데, 저를 기억해주시고 제게 제안을 주셨어요. 워낙 존경받는 감독님이기도 하고, 선배님들도 정말 좋아하는 분들이라 불러주셨을 때 ‘감사합니다’를 외쳤어요.(웃음) 아쉽게도 이성민 선배님이랑은 딱 두 신 마주쳤는데 한 번은 손 씻다가 ‘쓱’ 보고 가는 신이고, 한 번은 제가 시체가 된 신이라서.(웃음) 함께 연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너무나 아쉬워요.
곧 공개될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고호’)는 소녀시대 유리 누나가 주인공이고요, 저는 그 누나의 주변을 맴도는 연하남 역을 맡았어요. 거기 등장하는 직원들이 나름의 매력을 어필하며 유리 누나의 주변을 맴돌거든요. 저의 매력은요? 아무래도 ‘귀여움’?(웃음) ‘연하남’하면 떠오르는 그런 귀여움이나 ‘저돌적’인 반전매력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사진제공=인넥스트트렌드 |
촬영 현장은 엄청 즐겁고 분위기도 유쾌했어요. 제가 ‘고호’에 출연한다고 하면 다들 유리 누나에 대해 물어보더라고요. 사실 저도 엄청 설렜어요. 제가 그런 ‘우주대스타’를 언제 만나보겠어요.(웃음) 제가 TV에서만 보던 그 ‘활쏘는’ 사람이 제 눈앞에서 연기를 하는데.(웃음) 같이 지내보니 털털하고 성격도 정말 좋으시더라고요. 극중 역할 때문에 제가 친해지려고 다가갔는데 정말 잘 받아주셔서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고, 극에 몰입도 더 잘 됐어요.
다행히 제가 정말 인복이 많은 거 같아요. 늘 좋은 분들만 만나요. ‘발칙하게 고고’ 때 친구들도 아직도 자주 만나요. 끈끈하게 지내죠. 특히 지수는 ‘발칙하게 고고’와 ‘페이지터너’까지 함께 해서 특별한 친구에요. 제가 아무래도 학교 활동보다는 촬영을 자주 가니까 친구들을 만나기 어려워요. 그런 중에 작품에서 또래 친구를 만나고,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공감을 하니 더 기쁘더라고요. ‘고호’에서 만난 김영광 형과도 친해져서 영광이 형 집에 가서 술마시고요.(웃음) 저의 고민을 늘 들어주고 도와주는 이원근 형도 촬영을 하면서 만난 분이에요.
◇ 평범한 캐릭터는 없었네요, 그러고보니까
‘피노키오’의 박혜련 작가님과는 ‘페이지터너’를 함께 했고요, 마찬가지로 ‘피노키오’에서 뵈었던 조수원 감독님이랑은 ‘고호’에서 다시 만났어요. 다시 불러주는 분들이 많아서 좋겠다고요? 저야 정말 영광이죠. 두 분 다 저를 좋게 기억해주셨어요.
↑ 사진=페이지터너 방송 캡처 |
그 이유가 뭐일 것 같냐고요? 음.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웃음) 아,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요? 제가 ‘왜 날 다시 쓰실까’ 이런 생각을 일부러 안 한 것.(웃음) 그걸 알게 되면 제가 거기에 집착하게 될 것 같아서 일부러 생각하지 않았던 것도 있어요. 사실 감사하다는 생각이 앞서서 생각할 틈이 없기도 했고요. 평소엔 저도 ‘대체 왜 날?’이란 생각 자주 해요.(웃음)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제가 맡은 캐릭터들이 평범한 게 없어요. ‘발칙하게 고고’는 치어리딩 연습을 해야 했고, ‘페이지터너’ 때에도 피아노 연습을 했어야 했거든요.(웃음)아무래도 학원물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사실 정말 힘들었어요. ‘발칙하게 고고’는 4일을 밤새고, 그 밤에는 또 치어리딩을 연습해야 하니까요. 도망가고 싶었죠.(웃음) 하지만 힘든 만큼 재밌어요. 얻어가는 것도 많고, 친구들끼리도 똘똘 뭉쳐서 촬영하게 되고요. 고생한 만큼의 값어치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한 번도 쉼 없이 바로 연달아서 작품을 들어갔었어요. 제 나이가 아직 학원물을 주로 하는 나이다보니 몇몇 분께서는 비슷하게 보일 것 같단 우려를 한 적이 없냐고 물어보세요. 전 그런 걱정은 안 했어요. 일단 제가 ‘발칙하게 고고’에서 나온 사람인 걸 많은 분들이 모르시고요.(웃음) 워낙 다른 캐릭터고 작품마다의 특색이 있어서 나름의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워낙 저는 작품마다 이미지가 달라서 ‘거기 나온 걔야?’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웃음) 아직까진 괜찮습니다, 저는.
◇ 첫 뮤지컬을 보고 받은 충격,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연기를 본격적으로 배운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예고로 전학가면서 부터예요. 중학교 3학년 때 뮤지컬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었어요. 세상에 이런 게 있구나 싶었죠. 시간이 흘러도 그 충격이 가시지를 않더라고요. 계속 생각이 나서 결국 전학을 하면서까지 도전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해서 연기를 접하게 됐죠.
↑ 사진제공=인넥스트트렌드 |
부모님께선 엄청 반대를 하셨죠. 저만 해도 제가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라 생각했었으니까요. 한 번 해보자 마음먹고 도전을 한 건데 정말 아버지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따귀를 맞을 정도로 크게 혼나기도 했어요.(웃음) 대학교 갈 때 까지도 싫어하셨고, 걱정도 많이 하셨죠. 지금은요? 엄청 좋아하시죠. 아버지께서 제일 좋아하실 거예요.(웃음)
부모님께서 반대하신 이유,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원래 공부를 하던 애가 뜬금없이 연기를 하겠다고 하니 ‘사춘기가 늦게 왔나’ 싶기도 하셨을 거고, ‘바람 들었다’는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어요. 게다가 워낙 배우가 어려운 길이잖아요.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재능 있는 사람들도 워낙 많고요. 저 또한 걱정이 많았어요. 제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거든요. 뜬구름 잡는 거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그런 걸 다 알면서도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그런 걱정을 우선순위에 올려놓을 겨를이 없을 정도로 너무나 하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반대하는 아버지께 예고 편입시험 붙은 후에 합격통지서 내밀고 ‘저 가야해요, 여기 안 가면 이제 저 고등학교 못 다녀요’라고 말했어요.(웃음) 정말 밀어붙인 거죠. 지금 생각해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게 아니면 죽을 것 같았고, 지금이 아니라면 기회가 없을 거란 생각이 강했어요.
↑ 사진제공=인넥스트트렌드 |
그렇게 예고를 다니고, 뮤지컬학과를 들어갔어요. 원래는 뮤지컬을 하고 싶었는데 알고 지내던 누나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건 어때?’라고 툭 던졌어요. 그 말을 듣고 ‘딱 반 년동안 회사를 알아보고 안 되면 군대를 가자’ 싶었는데 계획한 반 년 안에 소속사를 찾게 됐고, 작품을 연달아 하게 됐어요. 나름대로 순탄하게 흘러갔죠. 너무 ‘곡선 없이’ 흘러가다 보니 불안한 마음이 생길 정도로 꽤나 순탄했어요. 감사한 마음이 커요. 정말 엄청난 ‘복’이죠.
◇ 연기의 재미, 정말 ‘짜릿한’ 순간이 있어요
연기를 할 때 정말 ‘제 에너지를 쓰는 느낌’이 있어요. 기를 쓴다고 해야 하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있는데 그게 상대방과 딱 맞아떨어지면 소름이 돋을 때가 있어요. 짜릿해요. 그게 중독이죠. 그 한 순간을 위해서 연기를 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연기의 진짜 재미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카메라 앞에 서면 긴장도 많이 했고, 많이 얼어 있었어요. ‘발칙하게 고고’를 하면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자유롭게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법을 알게 됐어요. 여유도 생기고요. 상대방의 연기를 받고, 제 나름대로 연기를 만들어서 주는 작업들이 정말 재밌었어요. 이런 재미를 차차 알아가는 저의 앞으로도 더 기대가 되고요.
↑ 사진제공=인넥스트트렌드 |
뮤지컬은 언젠가 해보고 싶긴 해요. 하지만 꼭꼭 이 마음을 담았다가 30대에 하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작품들이 다 30대에 하면 잘 어울릴 작품들이라서 아껴놨다가 도전하고 싶어요. 아직까진 학원물에 많이 등장하는데, 어려보이는 이미지가 생기는 건 아닐지 걱정도 했는데요.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도 들고 해요. 그래도 이젠 ‘사복’입는 연기도 좀 해보고 싶고요.(웃음) 학생 이미지가 좀 있으니까 이를 바꿔줄 수 있는 남자다운 액션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꼭 사극도 하고 싶고요.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에요.
연기는 제겐 ‘로또’에요. 여동생이 언젠가 제게 ‘오빠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걸 이렇게 빨리 찾았어?’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하고 싶은 걸 빨리 찾아서 나름 운 좋게 잘 걷고 있어요. 그게 다름 아닌 로또죠. 이런 ‘로또’를 품에 안고 사는 사람이니 얼마나 즐거워요. 남은 올해 목표요? 연말 시상식 참석이요?(웃음) 노미네이트만 되도 진짜 엄청난 영광일 거 같고요, 그 ‘별들의 잔치’라는 곳에 꼭 가서 현장을 만끽해보고 싶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