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배우 곽희성은 첼로를 오래도록 연주하다 연습생이 됐고, 배우로서 다양한 작품을 거쳤다. 가만 들어보면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싶을 정도로 스펙타클한 인생이었다. 그런 곽희성이 정점은 지금 바로, ‘연기를 하는’ 이 순간이었다.
배우 곽희성은 최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최고의 연인’에서 강백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전작 ‘별난 며느리’에서는 수다스럽고 철없는 역할이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곧바로 한 기업의 본부장에 진중한 매력이 있는 ‘왕자님’ 캐릭터로 변신을 했다. 곽희성은 그런 자신을 향해 “원래 성격 자체가 새로운 걸 많이 추구하는 스타일”이란다. 그런 자신에게 ‘배우’란 직업은 그야말로 ‘천직’이었다고. 원래 곽희성은 첼로를 오랫동안 연주하던 ‘예비 첼리스트’였다.
↑ 사진제공=래몽래인 |
“원래는 첼로를 연주했고, 러시아와 프랑스에 유학을 갔다. 러시아에서는 거의 10시간 씩 첼로를 연습했다. 7시간 넘게 거울을 보면서 연습을 하면 정말 ‘눈이 돌아간다’. 어느 날 문득 ‘내가 평생 이렇게 살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고, 겁이 났다. 그 순간 다른 걸 해보잔 생각을 했다. 사실 어린 나이에 정말 좋은 스승님 아래에서 파리에서 손에 꼽는 음악원에서 첼로를 할 때였다. 다 그만두고 다른 걸 찾았다. 다들 당연히 ‘미쳤다’고 했다.(웃음)”
그렇게 촉망받던 첼로를 그만두고, 그는 파리에서 불어 공부에 매달렸다. 이후 자신을 이끌어준 선생님의 제자 중에 의사가 있다는 이유로 한때는 의사를 목표로 공부를 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자신의 예체능적 감각들이 솟구치는 걸 못 참아서 펜을 내려놨다며 곽희성은 웃음을 터뜨렸다. “첼로 때문에 운동도, 친구도 다 포기해야 했는데 그 순간 연기를 생각해냈다”고 그는 회상했다.
“음악도, 영화도, 운동도 참 좋아했다. 첼로를 포기한 후 어떤 걸 해야하나 고민을 할 때 연기자라는 직업이 엄청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되고 싶은 걸 다 되어볼 수가 있지 않나. 단순했다. 전 하고 싶은 게 참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 걸 간접경험 해볼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이었다. 거기서부터 시작했다. 시작은 단순했지만 꿈이 정해지니 길이 딱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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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연기자를 꿈꾸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이런저런 일들을 했다. 한 때는 3인조 밴드 연습생이 되기도 했고, 뒤늦게 11학번 대학생이 되기도 했다. 그 시기가 참 힘들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됐단다. 그런 그에게 2012년 드라마 ‘한반도’라는 작품이 찾아왔다. 황정민, 김정은, 조성하 등 ‘기라성’같은 배우들이 등장한 ‘대작’이었고, 곽희성은 무려 김정은이 상대역인 주연급으로 캐스팅 됐다.
“전 그 작품을 하고 ‘빵’ 뜰 줄 알았다.(웃음) 그 이후 생각보다 잘 안 풀렸다. 꿈이 펑하고 터지는 기분이 들었고, 첫 작품을 끝내고 헤어나오기가 힘들었다. 전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안 그랬으면 감당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연기력의 베이스도 없이 높이 올라가기만 했다면 나중에 힘들어질 게 뻔했다. 트레이닝 받고 있다고, 연기력을 다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차근차근 다른 작품들을 해나갔다.”
그렇게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고, 그 캐릭터들이 조금씩 가슴 속에 모자이크처럼 곽희성이란 배우를 만들어나갔다. 그는 그런 과정들을 통해 좀 더 탄탄한 ‘곽희성’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아무리 높낮이가 크더라도 멀리서 보면 조금씩 올라가는 그래프처럼 자신도 잘 달려 나가고 있는 거라고, 곽희성은 스스로를 잘 다독였다.
↑ 사진제공=래몽래인 |
“제가 처음 연기를 할 때 관리할 것도, 조심해야 할 것도 많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한 인물을 만들어가기 위해 탐구하고 ‘찾아가는’ 재미가 바로 연기의 핵심이었다. 순간순간 도전을 하게 되고, 그 감정에 쑥 빠졌다가 나오면 그 희열이 엄청나다. ‘최고의 연인’에서 더 많이 경험을 한 것 같고, 그래서 더욱 특별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더 기다려지고, 어떤 걸 발견하게 될지 설렌다.”
곽희성은 ‘다음’이 기대된다는 말을 했다. 지금까지 몸을 푼 과정이 아닐까 싶다고도 했다. 그는 “‘최고의 연인’ 감독님께서 이번 작품에서 뭘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이 작품을 통해 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실패와 성공도 다 해보라고 말해주셨다. 그 말이 정말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런 주변의 도움을 딛고, 이젠 정말로 ‘본격적으로 달려야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옛날엔 여운이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단 말을 했다. 지금은 그냥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욕심과 열정이 불타오르는 상황이다. ‘저 사람 괜찮다’라는 눈여김을 받을 수 있게끔, 저를 다시 볼 수 있게 되도록 실력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 하는 고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실력으로 입증하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