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스웨그(Swag). '건들거리다' '잘난척하다'로 사용되던 이 표현은 힙합신에서는 '자유분방함'으로 통용됐다.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이 래퍼 MC그리로 등장한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 부자는 스웨그 넘치는 애틋한 애정을 드러냈다.
MC그리는 지난 1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금수저' 논란에 대해 "금수저 맞다. 신곡 '열아홉'도 아빠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히트할 노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어렸을 때부터 김구라와 함께 '붕어빵'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아역 배우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방송 활동을 했고, 최근에는 'MC 그리'라는 예명으로 래퍼로 변신했다. 김구라의 이혼과 자신의 상처를 담은 신곡 '열아홉'은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래퍼로서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에게 '금수저(부모의 덕으로 성공한 자식)'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자신을 둘러싼 좋지 않은 시선에도 MC그리는 자신을 포장하기보다는 현실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한창 연애를 할 때"라면서 교제한 지 177일이 된 여자친구가 있다고 공개했다. 아들의 향후 방송 활동을 걱정하는 김구라의 시선 속에도 MC그리는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하려고 했다.
김구라는 MC그리가 등장할 때부터 '부모의 마음'으로 아들을 지켜봤다. '캐시카우(돈 벌이가 되는 상품이나 사업)'라는 뜻을 모르던 MC그리의 모습에 답답해하면서도 함께 출연한 샤넌에 호감을 드러내며 아들과 친해지기를 바랐다. MC그리가 '열아홉' 무대를 꾸밀 때는 혹여 가사를 틀리지 않을까 불안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지켜보기도 했다.
김구라 부자의 격 없는 대화는 이어졌다. 김구라는 아들의 연애를 반대하지 않으면서 여자친구와 있는 아들을 위해 집에 늦게 들어간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MC그리도 김구라가 자신이 성인이 되면 좋은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중에 더블데이트하자"는 김구라의 말 속에는 오히려 아버지와 아들의 서로를 향한 이해와 배려가 느껴졌다.
김구라와 MC그리의 '스웨그'는 이혼한 아내이자 어머니를 언급할 때 강렬했다. MC그리는 "성인이 되면 엄마를 모시고 살고 싶다"고 운을 뗐고, 김구라는 "이야기가 끝났다. 가을이 되면 작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구라의 집을 전 아내에게 내주는 대신, MC그리가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김구
성인이 되지 않은 아들이 아버지의 재혼을 응원하고, 아버지가 아들의 사랑을 아껴주는 것은 어려운 일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구라와 MC그리는 현실을 애써 부정하면서 과거에 얽매이기보다는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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