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월화 안방극장에 새로운 ‘의학드라마’가 격돌한다. 스릴러를 앞세운 KBS2 ‘뷰티풀 마인드’와 휴먼멜로를 앞세운 SBS ‘닥터스’가 그 주인공이다. 닮은 듯 다른 두 의학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와 ‘닥터스’의 정면승부에서 먼저 웃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지난달 31일 절대강자였던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종영한 이후 월화드라마 판도는 엎치락뒤치락 시청률 경쟁 중에 있다. 4부작 단막극이었던 KBS2 ‘백희가 돌아왔다’ 또한 기대이상의 호평으로 급격한 시청률 상승을 이루며, 월화드라마 ‘춘추전국시대’를 더욱 가속화 하기도 했다.
절대적인 우위도 절대적인 꼴찌도 없는 가운데 KBS2와 SBS는 동시에 새로운 드라마를 내놓았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의학 드라마이며, 사건이 벌어지는 곳 또한 종합병원의 신경외과를 배경으로 한다. 의학드라마가 동시간대 대결하는 구도는 굉장히 이례적이다. 2007년 SBS ‘외과의사 봉달희’와 MBC ‘하얀거탑’이 비슷한 시기에 방영되기는 했으나, 방송 요일이 달라 동시간대 경쟁은 피할 수 있었다.
겉모습만 놓고 봤을 때 두 드라마 모두 의학드라마는 점, 20대 여배우를 앞세운 점 등 비슷한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두 드라마가 추구하는 방향과 분위기는 다르다. ‘뷰티풀 마인드’의 경우 공감 능력이 없는 신경외과 의사가 병원 내 연쇄살인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며 의학드라마라는 큰 틀에 스릴러와 수사물이 전해주는 요소를 첨가했다. 반면 ‘닥터스’는 과거의 상처가 있는 두 남녀가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며 성장하고, 평생 단 한번뿐인 사랑을 시작하는 휴먼 멜로드라마의 요소를 강조했다.
‘뷰티풀 마인드’와 ‘닥터스’ 주인공들의 연기대결을 보는 재미도 있다. 먼저 ‘뷰티풀 마인드’와 ‘닥터스’를 이끌어 갈 여자주인공인 박소담과 박신혜의 경우 비슷한 연령대의 또래 배우로, 안방극장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연기와 실력을 모두 갖은 배우로 스포트라이트를 바 있다. 박신혜의 경우 이미 ‘상속자들’ ‘피노키오’ 등의 작품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연배우로 우뚝 섰으며, 영화 ‘검은사제들’에서 파격적인 빙의연기로 주목을 받은 박소담은 웹드라마 ‘처음이라서’를 통해 통통 튀는 연기를 선보이며 ‘로맨틱 코미디’ 또한 소화해 낼 수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쟁쟁한 두 사람 모두 약점은 존재한다. ‘착한’ 캔디캐릭터를 주로 소화했던 박신혜는 생애 처음으로 불량 여고생으로 분하며, 박소담은 생애 처음으로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신고식을 치르게 됐다는 것이다.
남자 배우들의 연기대결 또한 흥미롭다. 두 사람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성격은 다르지만, ‘판타지’스러운 면모가 존재한기 때문이다. 장혁이 연기하는 ‘뷰티풀 마인드’ 속 이영오는 마음이 없는 의사로 타인의 희로애락에 전혀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빠른 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논리력, 두려움 없는 과감함으로 의사로서는 완벽한 인물이다. 현실에서 존재하기 힘든 인물인 만큼, 이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극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래원이 연기하는 ‘닥터스’의 홍지홍은 이영오와 정 반대다. 타고난 머리와 친화력에, 성실함과 책임감까지 가진 완벽한 의사이다. 인턴 시절 사소한 실수로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뒤, 의사를 그만두고 고등학교 생물교사를 했다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 인물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결점이 없는 훈남으로 ‘뷰티풀 마인드’와 또 다른 판타지를 그리는 샘이다.
PD간의 연출 대결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이다. ‘닥터스’의 오충환 PD는 장태유 PD와 함게 ‘별에서 온 그대’ 연출에 합류하면서 따뜻한 감성을 인정받은 반면, ‘뷰티풀 마인드’의 모완일 PD는 ‘부활’의 연출 합류를 비롯해 단막극 ‘시리우스’ ‘동일범’ 등을 통해 수사물 연출에 있어서는 인정을 받아온 것이다. 같은 의학드라마라도 서로 추구하는 기획의도 또한 다르다.
오 PD는 “‘닥터스’는 만남에 대한 이야기다. 만나는 사람을 통해 어떻게 변하고 성장하는지를 담는다. 병원이라는 공간을 설정한 이유는, 병원은 아파서 왔을 때 누군가를 만나 변하는 극적인 공간이다. 삭막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공간에서 어떻게 사랑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푸에 대해 설명하면서 공감과 성장에 초점을 맞췄음을 알렸다.
‘뷰티풀 마인드’의 모완일 PD는 “의사라는 집단을 소재로 했지만 사람으로서 그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이고 진실 되게 그려가려 한다. 스타일이나 기교가 아닌 역할 한 명 한 명, 대본 한 줄 한 줄에 진심을 담으려고 했다”고 ‘진심’에 중심을 두었음을 알렸다.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른 듯 비슷한 ‘뷰티풀 마인드’와 ‘닥터스’. 로맨틱 코미디가 강세인
‘뷰티풀 마인드’와 ‘닥터스’는 20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