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중간점검②] 모두가 ‘괴물’이 됐다…배우들의 ‘美친 연기력’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의 미덕,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몬스터’는 거대한 권력집단의 음모에 가족과 인생을 빼앗긴 강기탄(강지환 분)의 복수극을 다루는 드라마다. 철옹성과도 같은 베일에 싸인 특권층들의 추악한 민낯과 진흙탕에서도 꽃망울을 터뜨리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드라마는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감정 싸움’을 벌여야 하는 장르다. 캐릭터 관계도 꽤나 얽혀있다. 강기탄, 오수연(성유리 분)과 ‘악인’ 변일재(정보석 분)뿐 아니라 같은 배를 탄 것 같지만 각자 다른 목표를 가진 ‘동상이몽’의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그만큼 감정선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뒤죽박죽될 가능성이 있는 ‘큰 스케일’의 드라마다.

이 때문에 배우들의 역량이 정말 중요하다. 각자 캐릭터들이 서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속고 속이는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는 복수극에서는 배우들이 얼마나 섬세한 연기를 하는가에 따라 드라마의 ‘힘’이 달라진다.

‘몬스터’는 그런 의미에서 ‘천군만마’를 얻었다. 주연 강지환, 성유리부터 악인 라인까지 전부 쟁쟁한 연기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강지환은 일단 ‘몬스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써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극중 강기탄을 맡은 강지환은 때로는 장난기 넘치고, ‘츤데레 매력’을 보이지만, 때로는 순정파의 면모를 자랑하고, 복수를 할 때에는 눈에 핏줄이 설 만큼 ‘분노’를 표현한다. 첫 회에서 개밥을 먹는 충격적인 장면이나 간발의 차로 부모님의 유골을 수습하지 못하고 울부짖는 강지환의 연기는 특히 압권이었다.

특히 강지환과 성유리의 호흡은 주목할 만 하다. 성유리가 맡은 오수연 또한 동생의 죽음을 맞이하는 등 기구한 삶을 살지만, 그럴 때마다 당차게 운명을 딛고 일어난다. 강지환과 성유리는 세 번째 호흡을 맞추면서 서로가 가진 장점을 제대로 살리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주며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악인 어벤져스’의 활약도 눈부시다. 일단 모든 악행을 다 저지르고 있는 변일재 역의 정보석은 ‘악역’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비열하고도 추악한 권력의 이면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드라마 ‘자이언트’에서 조필연이란 캐릭터로 ‘희대의 악역’을 만들어냈던 정보석은 ‘몬스터’에서 변일재로 ‘제 2의 조필연’을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또한 진태현은 ‘몬스터’를 통해 ‘차세대 악역’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평소 보였던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자기 멋대로 하는 도광우 역을 맡았다. 정보석, 이덕화, 박영규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진태현은 단연 압도적인 ‘미치광이’ 악역을 만들어내 눈길을 모았다.

이에 대해 진태현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악역으로 한 획을 그은 선배님들 사이에서 악역 연기를 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이 극 안에서 제멋대로 모든 걸 하는 캐릭터는 도광우 밖에 없다. 그 거침없는 면을 담아내려고 노력했고, 특히 쇼맨십에 주목햇다.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참고했다”고 그 비결을 밝히기도 했다.

박기웅은 제대 후 첫 작품으로 ‘몬스터’에 출연, 악인이면서도 이면에는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양면적인 인물을 그려내고 있다. 아버지 도충(박영규 분)에 대한 분노로 변일재와 손을 잡았지만, 오수연을 향한 ‘직진 사랑’은 보는 이마저 짠하게 만든다. 그가 그려내는 ‘짝사랑’과 강지환, 성유리와 셋이 만들어가는 삼각관계도 드라마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처럼 다양한 배우들이 ‘몬스터’의 면면을 채워나가면서, 복수극이라는 장르에 충실한 드라마를 만들어가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은 50부작이라는 다소 긴 호흡을 막힘없이 잘 흘러가도록 만들어주는 ‘비결’이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