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손예진이 전하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의 삶 (종합)

[MBN스타 최윤나 기자] 대한민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가 대한민국 땅이 아닌 일본 땅을 밟은 뒤 그곳에서 다시 돌아오지 못했던 까닭, 또 그 속에 숨겨졌던 아픈 이야기들이 영화 ‘덕혜옹주’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덕혜옹주’는 아팠던 우리들의 역사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까.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덕혜옹주’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주연배우 손예진, 박해일, 라미란, 정상훈 그리고 허진호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영화의 중심 인물인 덕혜옹주를 연기하게 된 손예진은 이번 작품에 참여한 계기에 대해 “원작 소설을 몇 년 전에 읽었었다. 허진호 감독님이 영화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배우가 하게 될까하면서 설마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나에게 주셨다. 여배우로서 행운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며 “시나리오가 중요하지 않았다. 시나리오가 이상해도 하려고 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감독님과 잘 만들면 좋은 영화가 나오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사진=정일구 기자

이어 허진호 감독도 덕혜옹주의 역할에 손예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손예진과는 ‘외출’이란 작품으로 같이했다. 그 당시 좋은 연기자라고 생각했다. 덕혜옹주가 젊었을 때부터 나이든 때까지 연기를 헀어야 해서 연기력이 필요했다”며 “꼭 한 번 다시 작업해보고 싶은 여배우였다. 그 당시에는 똑똑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외출’ 당시 어린 나이였는데, 시나리오를 써보면 어떻겠냐 제안할 정도로 작품 해석력이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덕혜옹주와 함께 시련을 이겨나가는 역할을 맡은 박해일은 손예진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손예진은 따로 개인적으로 표현하기보다 여러분이 아시는 만큼 프로다. 동료의식이 잘 맞는 동료배우가 아닌가 싶다. 촬영할 때도 의지하고, 시대적 공기가 담겨있어서 무거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박해일과 손예진의 곁에서 그들을 수호하는 주변 인물로 활약하는 라미란과 정상훈은 그간의 이미지와는 다른 진지한 역할에 임하게 됐다. 이에 손예진은 라미란에 대해 “그 전에 언니가 나온 영화들을 보면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아이 같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걸 보게 됐다”고 말하며 또 다른 변신을 기대케 만들었다.

↑ 사진=정일구 기자

또 정상훈은 “코믹한 역할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역이 아닌가 싶었다. 근데 무겁더라. 독립운동가 분들을 연기해야 하니 코미디도 잘 안 나왔다. 발음도 조심했다. 잘못하면 ‘칭따오’ 이미지가 나올까봐 그랬다”고 말하며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스크린에 등장할지 궁금증을 높였다.

영화를 통해 덕혜옹주로 직접 분해야했던 손예진은 이번 영화를 통해 직접 느낀 감정을 설명했다. 그는 “소설을 아주 예전에 읽고, 소설을 통해 덕혜옹주를 알게 됐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냥 책을 읽고 그 인물을 알게 됐던 것과 직접 역할을 하며 느낀 건 달랐다”며 “한 여자의 인생에 더 가까운 시점으로 바라보게 됐고, 어찌 보면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고 강제로 일본 유학길에 오르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불안함과 슬픔 속에 사셨던 것 같다. 인생을 쭉 보면서 연민에서 시작한 것 같다. 그래서 슬픔과 연민이 덕혜옹주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캐릭터에 완벽 이입한 모습으로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덕혜옹주’는 권비영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덕혜옹주’를 영화화 해 화제를 모으는 작품으로,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애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렸다. 오는 8월 개봉 예정.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