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2016년 상반기에도 극장가에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수놓았다. 영화 ‘검사외전’이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고, 전세계 영화인들을 현혹시킨 작품부터 기적을 낳은 작품까지, 그 색깔도 다양하다.
#. 상반기 최고 흥행 ‘검사외전’
지난 2월3일 개봉한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의 혐의를 벗겨 밖으로 내보낸 후 그를 움직여 누명을 벗으려는 범죄오락영화로, 970만 명을 동원했다. 개봉 이후 설 연휴에 주말까지 승기를 잡고 승승장구하며 극장가를 장악하던 ‘검사외전’은 영화의 만듦새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부족한 뒷심으로 결국 천만의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 관객 현혹 시킨 ‘곡성’
지난 5월11일 개봉한 ‘곡성’(감독 나홍진)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 영화는 감독이 군데군데 파놓은 함정에 영화를 보고 나와서도 쉽사리 여운을 지우지 못하게 만들었고, 주인공과 함께 의심에 의심을 이어가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부리면서 관객의 발길을 극장가로 돌리게 만드는데 성공, 총 누적 관객 수 682만 명을 돌파했다.
#. 가장 대중적인 박찬욱作 ‘아가씨’
지난 6월1일 개봉한 ‘아가씨’(감독 박찬욱) 역시 제69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로,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폭력적인 수위는 덜어내고 가장 얌전하고 대중적인 박찬욱표 작품으로 관객과 마주하게 된 ‘아가씨’는 캐릭터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정점에 달할수록 드러나는 가짜와 진짜, 사랑과 사기, 거래와 거짓말이 뒤얽혀 있는 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욕망이 스릴을 선사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잡히는 이야기의 윤곽이 반전을 선사한다. 특히 파격적이면서도 매혹적이게 그려나간 동성애 베드신이 인상적이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81만 명을 기록했다.
#. 기적을 만들어내다 ‘귀향’
지난 2월24일 개봉한 영화 ‘귀향’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귀향’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은 할머니들의 넋을 기리고 비록 영으로나마 고향에서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수위 조절에도 집중했다. 그렇게 완성된 ‘귀향’은 전쟁에 혈안 돼있던 일본군의 잔인함을 여지없이 증언하며 소녀들의 참혹한 삶을 다루었고, 아픈 우리의 역사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이러한 깨달음은 입소문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358만 여 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는 기적을 낳았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