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대동강 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의 설화가 스크린에 구현됐다. 남동생에서 어엿한 남자가 돼 돌아온 배우 유승호가 대중에 익숙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유승호가 '코믹 감초' 배우 고창석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유머 가득한 연기를 선보이는 게 특별하다고 할 수는 있다. 내시와 사냥꾼, 승려, 노인 등등으로 변신한 유승호의 새로운 면들이 드러난다. 특히 양반집 딸로 여장까지 감행하며 윙크를 날리는 뻔뻔한 연기로 웃음을 주기도 한다.
영화 '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의 매력은 여기까지다. 유승호와 고창석의 코믹 콤비 플레이는 자연스러운 웃음보다 억지로 웃게 하려는 상황 속에서 펼쳐지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
김선달이 권선징악 명확한 영웅도 아니고, 판타지적인 요소로 흥미를 유발하는 것도 없는 일반적 캐릭터라는 것도 안타깝다.
캐릭터의 매력이 없다면 대동강을 팔아넘기는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를 살려 쾌감을 전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밋밋하다. 전문 사기꾼의 이야기는 대부분 매력이 가득하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 엇박자를 낸다.
후반부를 중요하다 생각했다면 좀 더 기발하고 재미있게 흥미롭게 설정해야 했는데 이 부분도 실패했다. 차라리 한바탕 웃고 즐겁게 하려 한 오락영화라는 기획으로 초반부 나열했던 에피소드를 더 풍부하게 했다면 오락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을 텐데 아쉽다.
코미디를 선보이는 유승호와 그룹 엑소 시우민이 스크린에 데뷔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팬들에게 즐거운 일일 것만 같다. 다른 관객에게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청나라 노예로 끌려갔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조선으로 돌아온 김선달(유승호)과 보원(고창석), 견이(시우민), 윤보살(라미란). 닭을 봉황이라 꾸며 팔고, 절세 미녀로 분장해 혼인사기극을 꾸며 성공하는 사기단을 꾸려간다.
이어 임금까지 사칭해 온양 별궁에서 금괴를 탈취한 김선달 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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