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엠넷 '쇼미더머니5' 결승전에서 래퍼 비와이, 씨잼, 슈퍼비가 맞붙는다. 이전 시즌에서 탈락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던 세 명의 래퍼가 재도전 끝에 정상에서 우열을 가리는 것이다. 비와이가 예선 내내 안정된 실력을 보여줘 유력한 우승자로 꼽히고 있지만, 씨잼과 슈퍼비는 극전인 반전의 칼을 품었다.
엠넷 측은 오는 15일 방송되는 '쇼미더머니5'가 현장 투표 50%, 문자 투표 50%를 합산한 결과로 우승자를 가린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결승 무대 1라운드에는 3명이 모두 준비한 무대를 선보이고 투표 결과에 따라 한 명의 래퍼가 탈락한다. 2라운드에는 최후 2명의 래퍼가 맞대결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와이는 이전 시즌보다 방송 외적인 논란이 줄어든 '쇼미더머니5'에서 단연 실력자로 꼽혀왔다. 9천여 명이 참여한 1차 예선 현장에서도 그의 랩에 참가자들이 귀를 기울였고, 심사위원들은 앞다퉈 그와 함께하기를 바랐다.
비와이는 예선을 거치면서 인기몰이를 하다가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본선 무대부터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준결승 무대에서 박재범과 호흡을 맞춘 '데이 데이(Day Day)', 본선 1차 공연곡 '포레버(Forever)', 사이먼도미닉 원 지투와 함께한 '니가 알던 내가 아냐'까지 음원 차트를 싹쓸이했다.
시청자들은 비와이의 속도감 있게 변주하는 플로(랩 흐름)와 팝페라 가수로 활동 중인 친형에게 영향을 받은 발성을 그의 강점으로 꼽았다. '쇼미더머니5' 참가자와 현역 가수와 래퍼들도 비와이의 랩 실력에는 의문 부호를 붙이지 않았다.
비와이와 앨범 작업을 한 가수 김준수는 기자회견에서 "비와이가 전 시즌의 우승자라고 본다. 실력으로는 최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고, 매드클라운은 상대 팀으로 출전한 비와이의 무대와 관련해 "예술가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극찬했다. 비와이와 일대일 대결을 펼쳤던 레디가 속한 하이라이트레코즈 수장 팔로알토는 "100명 중 90명은 비와이를 좋아한다"고 인정했다.
비와이의 랩은 실력 외에도 가사가 전 시즌에 비해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을 과시하거나 허세가 주된 흐름으로 자리한 상황에서 비와이는 욕설과 자극적인 내용이 없는 기독교적인 가사로 곡을 썼다. 신에 대한 찬양과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함께 담아내 종교적인 이질감은 깊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의 불완전함을 사용하는 창조주의 Symphony/ 나로 인해 쓰여지는 위대한 history/ 어쩌면 이 모든 건 내 이야기가 아닌 His stroy'라는 그의 대표곡 '더 타임 고즈 온(The Time Goes On)'의 가사처럼 비와이는 자신의 삶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서술했다. 신을 쫓아 영적인 힘을 얻는 그는 이제 힙합 팬들에게 신적인 추앙을 받는 위치가 됐다.
'쇼미더머니5' 우승자의 이름에 '비와이'라는 이름을 새기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하지만, 씨잼과 슈퍼비가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씨잼은 시즌3에서 준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당시 우승자인 아이언에게 무릎을 꿇었다. 슈퍼비는 시즌4의 1차 공연에서 탈락했으나 디스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두 사람은 이전 시즌의 경험을 갖춰 무대에서의 부담은 비교적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와이는 결승전을 앞두고 제작진을 통해 "이번 무대의 콘셉트는 뮤지컬이다"며 "이전 무대들보다 더 역사적인 무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영적인 기운이 감도는 무대를 선보여왔던 경연 무대의 연장선이 될 것이라는 예고다.
씨잼과 슈퍼비는 이에 뒤지지 않고 각자의 개성을 담은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씨잼은 "파이널 무대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씨잼과 류성민'이다. 인간 류성민과 래퍼 씨잼의 모습을 모두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슈퍼비는 "본선 경연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무대는 선보이려고 한다. 의외성이 있는 공연을 만들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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