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예능프로그램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KBS2 ‘서세원 쇼’를 시작으로 토크형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MBC ‘무릎팍 도사’로 1인 토크쇼의 시대가 열렸으며 MBC ‘나는 가수다’를 시작으로 음악 예능이 대세가 됐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폐지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시청자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한다.
‘해피투게더’는 2001년 11월8일 첫 방송된, KBS2를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해피투게더’가 16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끊임없는 변화에 있다. 시즌3라는 부제가 단 세 번의 개편을 의미하진 않는다. 시청자의 욕구와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노력했고 항상 정답을 찾았다. ‘해피투게더’의 16년 발자취에는 수많은 굴곡이 함께했다.
↑ 디자인=이주영 |
◇2001년 ‘해피투게더’ 편성
‘해피투게더’는 유승준-신동엽과 함께 시작했다. 2인 MC체제로 시청자들을 만났으나 유승준의 병역 문제로 신동엽, 임시 MC들이 방송을 꾸려나갔다. 그리고 2002년 4월4일 ‘해피투게더’의 안방마님이라고 할 수 있는 이효리가 합류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대표하는 코너는 ‘쟁반 노래방’이다. 출연진은 총 10번의 기회동안 다양한 찬스와 함께 노래를 완곡해야 했다. 전곡 다시듣기, 반곡 다시듣기, 한 소절 다시 듣기 등 다양한 찬스가 존재했다. 그중 ‘한 소절 보여주기’는 짧은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찬스였기에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드라마, 영화의 한 장면을 숙지해 맞춰야 하는 ‘쟁반극장’, 학창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가방 토크’, 슈가 아유미를 비롯한 외국 출신 가수들이 한국말 퀴즈를 푸는 ‘행복한 대결 막상막하’ 등 다양한 코너가 존재했다.
◇2003년 MC 유재석
2003년 10월 신동엽-이효리는 가을개편과 함께 MC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해피투게더’의 터줏대감 유재석,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김재동이 투입됐다.
그리고 제작진은 기존 포맷이 식상하다는 일각의 의견을 듣고 새로운 코너들을 선보였다.
두 MC 모두 남자였기 때문에 남녀 대결구도였던 ‘쟁반극장’가 가장 먼저 폐지됐다. 제작진이 제시하는 문제를 듣고 무릎을 꿇고 앞으로 나가 푸는 ‘퀴즈 속전속결-꿇어요’라는 새로운 코너가 빈자리를 꿰찼지만 시청률은 저조했다.
이어 머리 위 대형 피아노를 각자의 머리로 헤딩하면서 제작진이 제시한대로 하는 ‘도레미 콩콩콩’이라는 코너가 등장했다. 도를 맡은 출연자는 높은 도까지 맡아야 해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몸개그가 더해지며 웃음을 선사했다.
◇2005년 ‘해피투게더2-프렌즈’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이미 5년간 비슷한 포맷이었던 ‘해피투게더’는 대대적인 개편을 꾀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SBS에서 동시간대 방영 중이던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게 시청률 1위마저 빼앗겼던 상황. 제작진은 2005년 봄 완전히 다른 포맷의 ‘해피투게더2-프렌즈’를 선보였다.
오래된 친구를 찾아주는 코너인 ‘해피투게더2-프렌즈’는 두 명의 게스트가 20명의 사람들 가운데 다섯 번의 기회 안에 다섯 명의 친구를 찾는 과정을 담았다. 게스트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반갑다 친구야”라고 말하면 친구일 때는 “반갑다”라고 화답했다.
김아중-유재석-탁재훈이 MC를 맡았다. 김아중이 하차하고 나서는 이효리, SES 유진이 빈자리를 대신했다. 이전보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결국 시청률은 다시 하락했고 제작진은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2007년 ‘해피투게더3-사우나 토크’
2007년 시즌3 초기 버전인 ‘학교가자’는 한마디로 말해 ‘해피투게더’의 흑역사다. 기존 MC였던 유재석에 신봉선, 박명수, 박준규, 지상렬이 투입됐다. 학교가 주된 배경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모두 교복을 입고 등장했다. 고등학생들과 퀴즈를 푸는 ‘방과 후 퀴즈’, 어려운 지식을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도전 암기송’이 대표 코너다.
출연진은 ‘도전 암기송’에서 노래를 외우지 못하면 사우나에서 탈출 할 수 없었다. 박미선이 박명수를 웃기기 위해 한 영구 분장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되는 명장면이지만 시청률을 저조했다. 지상렬-박준규는 2008년 하차했고 박미선이 고정으로 투입되며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캐비넷 토크, 이건 뭐’라는 코너를 통해 게스트의 추억이 담긴 물건으로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트고 ‘웃지마, 사우나’라는 아줌마들의 수다를 연상케 하는 콩트를 선보였다. 웃음을 터뜨리면 너나할 것 없이 물총 세례가 날아왔다. 마지막에는 “콩트는 콩트일 뿐 오해하지 말자”라는 구호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딱 떨어지는 포맷을 찾은 셈이었다.
◇2011년 ‘G4 투입’, 그리고 ‘야간매점’
2011년 ‘개그콘서트’를 대표하던 개그맨 김원효-김준호-정범균-최효종이 G4라는 이름으로 ‘해피투게더’에 투입됐다. 그리고 더 널찍해진 사우나로 장소를 옮겼다. 당시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이었던 MBC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와 불꽃 튀는 경쟁을 하고 있었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커졌다.
결과는 ‘해피투게더’의 승리였다. 개그맨들은 다양한 개인기, 특유의 입담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허기를 느낄 시청자들을 겨냥한 ‘야간매점’ 코너가 신설되면서 다시 한 번 안정기에 돌입하는 듯 했다. 하지만 최효종의 입대를 시작으로 G4는 하차했다. 시청률은 정체기에 접어들었으며 ‘야간매점’ 역시 먹방 열풍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으로 인기가 시들해졌다. 제작진은 다시 한 번 대대적인 개편을 준비했다.
◇2015년 시즌3 유지, ‘대대적 개편’
‘해피투게더’는 9년간 함께한 사우나라는 공간을 버리고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김풍-전현무를 새로운 MC로 채용, ‘100물 100답’ ‘떴다 실검방’ ‘꿀팁방’과 같은 코너를 준비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100물 100답’은 ‘캐비넷 토크’와 비슷했지만 지루했고 ‘꿀팁방’은 재미와 정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하지만 ‘해피투게더’는 다시 답을 찾기 위해 나섰다. 다시 토크에 중점을 뒀고 여자 MC 엄현경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시청률은 6%대로 다시 안정기에 돌입했다. ‘떳다 실검방’과 같은 코너로 대놓고 실시간 검색어를 겨냥하지 않아도, 이제는 게스트의 매력을 살려 누리꾼들이 찾아보게 만들었다.
‘해피투게더’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지켜봐온 시청자라면 분명히 느낀다. 이 프로그램은 언제나 착한 예능이었다. 온가족이 앉아 볼 수 있는 저 자극성을 언제나 중심에 두면서도 트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