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모든 드라마가 그러하듯 남자 주인공의 전 여자친구는 무엇을 해도 밉상이고, 악녀로 보이기 마련이다. 이는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 속 박도경의 전 여자친구였던 예쁜 오해영, 금혜영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또 오해영’ 초반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 무척이나 얄미운 캐릭터였다. 수려한 외모와, 외모만큼 빛나는 운동신경, 뛰어난 성적에 반 아이들을 아우르는 리더십과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상냥한 성격까지 부족함 없이 완벽하면서 평범한 오해영(서현진 분)과 안방극장에 열등감을 선사했던 것이었다. 심지어 성인이 돼서 오해영의 팀장이 돼 나타난 예쁜 오해영은 그냥 오해영을 향한 눈치 없는 친한 척과 친절함, 그리고 그냥 오해영과 잘 되고 있는 박도경(에릭 분)을 향한 짙은 미련으로 안방극장의 맹비난을 받기도 했다.
“제가 봐도 초반의 예쁜 오해영은 어쩔 수 없이 얄밉고, 꿀밤 때리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자연스럽게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는데, 저는 드라마 초반부터 나름의 사연이 있고 짠하고 안타까운 과거를 알고 있으니 마음이 정말 아팠어요. 물론 후에 작가님께서 아픔이 있는 해영이의 모습을 잘 그려주셔서 한을 풀었기는 했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역시 남자친구의 엑스 여친은 어쩔 수 없이 좋아 보일 수 없구나’라는 걸 느꼈죠.”
예쁜 오해영을 향한 안방극장의 비난이 잠잠해 진 것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그녀의 채울 수 없는 상처와 허전함이 알려지면서 부터였다.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면서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상처가 있었던 예쁜 오해영에게 있어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란 그냥 오해영은 부러운 존재이자, 꿈꾸는 삶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예쁜 해영이에게 있어 사랑을 받고 자란 해영이는 부러움 그 자체였어요. 자기는 사랑을 주고받는 것이 어려운 반면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오해영은 사랑에 대해 솔직하고 겁 없이 전진하는 방법을 알았죠. 예쁜 해영이가 가장 어려워하는 사랑을 그냥 해영이는 쉽게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사랑이 지극했던 해영이의 엄마를 무척이나 부러워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 자리에서 진짜 부러운 마음에 해영이의 엄마 이야기를 꺼낸 것이죠. 나중에는 시청자 분들이 ‘그런 아픔이 있었구나’라는 것을 아셨지만, 처음에는 그게 아니었잖아요. 그러다보니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안 돼서 고민도 많았고, 속상했던 부분도 많았어요. ‘우리 해영이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오해가 됐다’는 점에서 캐릭터적인 속상함이 있었는데, 사연이 밝혀지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더라고요.”
예쁜 오해영에 몰입한 전혜빈이 ‘또 오해영’ 초반 느꼈던 감정은 ‘야속함’이었다. 안방극장의 비난도 힘든데, 자신을 향한 박도경의 단호박 같은 태도 또한 극중 캐릭터를 넘어 배우 전혜빈에게 전달됐던 것이다.
“그냥 에릭오빠가 야속하더라고요. 저는 어찌됐든 누가 뭐라고 해도 예쁜 오해영의 편이니, 조금이라도 흔들릴 수 있는 거 아닌가, 어쩜 저렇게 예쁜 오해영의 마음을 단칼에 거절할 수 있을까 싶었죠. 심지어 결혼식에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해영이의 사연을 들은 후 조금이라도 마음의 동요라도 올 줄 알았는데 너무 냉정하더라고요. 괜스레 외로웠어요.(웃음)”
전혜빈은 ‘또 오해영’이라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던 부분이 많았는데 기대만큼 채우지 못한 제 스스로가 무척이나 아쉽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컸던 만큼 예쁜 오해영에 대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많았고, 더 들려주고 싶은 욕심도 컸던 것이다.
“예쁜 오해영도 사랑받아 마땅한 캐릭터에요. 물론 작가님께서 이야기를 잘 풀어 주시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저는 제 해영이가 무척이나 아프고 불쌍했어요. 때로는 예쁜 해영이가 너무 욕을 먹어서 속상할 때도 있었는데,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컸던 것 같아요. 다 말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은 있었지만, 어쩌면 이렇게 끝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생각해보면 저는 늘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늘 아쉬움을 느꼈었고, 아쉬움을 곰곰하게 살펴보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제가 다음 행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찾을 수 있거든요. 덕분에 계속해서 연기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 나갔던 것 같아요.”
예쁜 오해영 또한 피해자이자 안타까운 인물이지만 그에게도 잘못은 있었다. 아무리 박도경의 말과 그의 엄마 허지야(남기애 분)의 태도에 상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결혼식 당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사라졌다는 점은 한 발 물러서더라도 다른 이들에게 쉽게 이해받기 어려운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예쁜 오해영의 잘못된 선택은 모든 일들이 꼬이고 마는 ‘오해’의 근원을 제공하는 결과를 낳았다.
전혜빈 역시 예쁜 오해영이 결혼식 당일 갑자기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물론 잘못됐다”고 인정을 하면서도 “모든 것은 해영이라 너무 착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진짜로 현실에서 그런 시어머니가 존재한다면 과연 결혼을 할 수 있었을까요. 해영이가 모두 잘했다는 것은 아니에요. 폭발하기 전 결혼할 사람과 함께 풀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죠. 해영이에게 있어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치부를 들킨 느낌이었을 테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나를 불상하게 여겨서 결혼을 했다는 것은 해영이에게 있어 참을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사실 착한 애들이 너무 착해서 말도 못하고 남들에게 더 피해를 주는 경향이 있어요. 할 말 다 하는 사람들은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 미움 받기 싫은 사람들은 싫은 말을 못 뱉는 것이 있거든요. 그러다가 그런 것들이 말도 안 되는 순간에 터지기도 하는데, 해영이에게 있어 그 순간이 결혼식이었던 것이죠.”
전혜빈은 예쁘다. 큰 눈과 오똑한 콧날, 작은 얼굴, 새침한 외모와 함께 군살 없는 몸매는 어떤 의상을 입어도 태가 드러날 정도로 완벽하다. 고생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자랐을 것 같은 고운 얼굴 덕분인지 지금까지 전혜빈이 맡아왔던 대부분의 역할 이름 앞에는 ‘예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왔었다. 전작인 ‘직장의 신’에서 화사하게 예쁜 신입사원 금빛나를 연기했던 전혜빈은 ‘또 오해영’을 통해 그보다 한 단계 발전해 외모 뿐 아니라 실력적인 면까지 더욱 완벽해 졌다.
드라마를 시청한 많은 이들은 전혜빈의 ‘예쁨’을 인정했지만, 정작 본인은 ‘예쁘다’라는 말이 무척이나 민망한 듯 ‘예쁜 오해영’이라는 말이 흘러나올 때마다 어쩔 줄 몰라 했다.
“만약 제가 브라운관에서 예뻐 보였다면 모든 것은 감독님의 도움 덕분이에요. 안 예쁜 부분도 걷어내 주신 덕분에 제가 ‘예쁜’에 가까워 질 수 있었죠. 촬영장에서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서 현진이는 그냥 해영이 저는 예쁜 해영이라고 불렀어요. 근데 솔직히 듣는 입장에서 예쁜 해영이라고 불리는 것이 너무 오그라들어요.”
‘예쁜’이라는 수식어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던 전혜빈은 “당분간은 ‘예쁜’ 역할은 하고 싶지는 않다. 연기 할 때마다 맞지 않은 옷을 입는 느낌”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저는 한 번도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는데 자꾸 그런 옷을 입으라 하시니 어색하고 불편하더라고요. 극중에서라도 예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