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배우 이청아가 변했다. 씩씩하고 발랄하기만 했던 머릿속의 이청아가 아닌, 어딘지 세련미와 ‘도시미(美)’가 짙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드라마 속의 이청아도 전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이청아가 변하려나보다. 더 ‘컬러풀’하게 말이다.
이청아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주인공 제수호(류준열 분)의 첫사랑이었지만, 그를 떠났다가 뒤늦게 재회한 그를 붙잡기 위해 노력하는 한설희 역을 맡았다. 그는 앞서 OCN 드라마 ‘뱀파이어 탐정’에서도 ‘섹시 끝판왕’ 뱀파이어 요나 역으로 시청자 곁을 찾앗다. 연달아 몇 작품을 ‘달렸던’ 이청아는 “이제야 끝났구나, 실감이 난다”고 웃었다.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
“평소에 드라마나 영화를 마무리하면 인터뷰를 하곤 했는데, 연달아 세 작품을 하니 혼자서 ‘내가 그 때 그랬지’ 곱씹으며 마무리를 해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주변 분들게 직접 반응도 들으니 이제야 끝났구나 싶다. ‘운빨로맨스’가 제게는 도전이라면 도전이기에 걱정도 많았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저의 새로운 이미지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
그는 확실히 과거의 ‘캔디’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운빨로맨스’의 한설희는 우아하고, 세련된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고, 미모에 똑똑함까지 갖춘 알파걸’이다. 오죽하면 제작발표회에서 이청아 스스로 “이렇게 부유한 집안 캐릭터는 처음 맡아본다”고 신기해했을까. 그는 “무엇보다 ‘정말 잘 어울렸다’는 댓글들이 신기했다”고 회상했다.
“작품할 때에는 댓글을 보면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부분이 있어 최대한 보지 않으려 하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받고는 한다. 주변에 독설가가 많은데 의외로 ‘잘 하고 있어’라고 응원을 해줘서 놀랐다.(웃음) 중간부터는 그냥 제가 즐겼던 것 같다.”
↑ 사진=운빨로맨스 방송 캡처 |
‘운빨로맨스’와 맞물려 촬영을 했던 OCN 드라마 ‘뱀파이어 탐정’에서도 변신을 시도했던 터. 혹시 그가 변신에 목말라있는 것은 아닐까. 이청아는 “그런 건 아니지만”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예전에도 분명 ‘새로운 캐릭터를 하고 싶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를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이청아는 회상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맡고 싶다고는 생각했지만, 전엔 ‘언젠가 들어오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백지 같은 배우가 좋다고 생각해 ‘백지’처럼 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건 제 오만이었다. 제가 좀 더 보여줘야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 아니겠나. 나이가 들고, 제게 들어오는 캐릭터가 한정적이라 느꼈을 때부터 평소에도 패션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려 하고, 패션위크에도 참석했다. 그런 것들이 조금씩 쌓이면서 이런 화려한 캐릭터를 보고도 제가 생각날 수 있게끔, ‘단계’를 밟아 나아간 게 아닐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요나와 한설희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에는 ‘희열’까지 느꼈다는 이청아. 하지만 늘 ‘주인공’을 맡았던 그이기에 ‘운빨로맨스’ 속 한설희의 분량이 아쉬울 법 했다. ‘운빨로맨스’ 김경희 PD가 “이청아 씨가 역할을 수락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청아는 이에 대해 “그렇게 말해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할 따름이고 제가 더 열심히 해야했던 이유였다”고 말했다.
“제 30대 목표가 ‘맡을 수 있는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히자’였다. ‘뱀파이어 탐정’과 ‘운빨로맨스’는 제가 도전하기 무리 없이 변신할 수 있는 좋은 캐릭터였다. 단지 두 드라마의 끝과 시작이 약간 맞물려서 시청자에 죄송해 고민을 했을 뿐이다. 특히 설희는 모든 캐릭터와 만나는 ‘브릿지’ 역할이었고, 그만큼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이었다. 거기에 감독님께서 이 배역으로 절 불러주셨고, 제가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주셨다. 오히려 제가 더 감사했다.”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이청아는 이제 조금씩 ‘늑대의 유혹’ 한경이를 내려놓고 있는 걸까. 10년이나 된 작품 속 주인공으로 기억되는 것, 배우로서는 분명히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늑대의 유혹’ 이야기가 나오는 게 신기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언제쯤 새로운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조바심 찰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늑대의 유혹’과 같은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첫사랑’처럼, 사람들이 그 배우를 좋아하기 시작한 첫 이미지를 잃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이번 드라마를 통해 느꼈다. 제겐 ‘늑대의 유혹’ 한경이가 그런 거겠지. 완전히 바꾸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골고루’ 가져가는 게 제 임무구나 싶었다. 전엔 ‘바꾸어야지’만 생각했다면 한설희를 통해 ‘늑대의 유혹’의 색깔도 내 색깔이니 놓치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게 평가해주셔서 비로소 ‘새로운 이미지를 입었다’는 걸 믿어도 될 것 같다.”
이청아는 인터뷰 중 “사람에게 가장 빛나는 순간은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