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한 남자가 터널 안에 갇혔다. 그리고 그 터널 밖으로 남자를 꺼내기 위한 과정이다. 이렇듯 간단한 구조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터널’이다. 하지만 그 영화 안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비현실적이리만큼 우리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 영화가 현실인지 현실이 영화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그래서 더욱 씁쓸하다.
자동차 영엉대리점의 과장인 정수(하정우 분)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한 때를 보낸다. 운전을 하며 고객의 전화를 받고, 그 고객과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아부를 떤다. 뒷자리에는 딸의 생일을 위해 구입한 케이크와 주유소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기름을 넣은 뒤 건넨 생수 2병이 놓여 있다. 그때 정수가 통과하던 터널이 무너진다. 그렇게 ‘터널’ 속 정수 이야기의 막이 오른다.
↑ 사진=쇼박스 제공 |
정수는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 119를 누른다. 다급한 정수의 상황을 파악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답답함을 느끼게 만든다. 영화 속 설정 같은 이 상황은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던 한 사건과 닮아있다. 다급한 구조요청에도 비현실적인 대응책을 내놓은 구조전화 한 통, 그리고 그런 대응으로 인해 살해될 수밖에 없던 한 여자의 안타까운 죽음이 그렇다.
정수가 터널 안에 갇혔다는 소식이 널리 퍼지면서 정부에서는 그를 구하기 위한 사고 대책반을 꾸린다.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 정수의 목숨을 구해야하는 그때, 구조대장 대경(오달수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으로 무사귀환을 위해 힘쓴다. 현실에 있을까, 혹은 현실에 있었으면 하는 그런 인물을 대변하는 것이 대경이다.
그렇게 정수는 그의 생존이 아닌 특종거리를 위해 그를 취재하려는 언론, 1명의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정치인들의 쇼 그리고 누군가의 돈이 걸린 사업 등 여러 가지 상황 속에 힘든 싸움을 이어간다.
↑ 사진=쇼박스 제공 |
‘터널’은 지난 2014년 4월에 발생했던 안타까운 죽음들을 떠올리기 충분하다. 시나리오가 집필될 당시는 참사가 일어나기 전이지만, 정부의 무능함이나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힘썼던 것, 또 그 구조를 통해서 드러났던 여러 가지 부패들이 영화 속 상황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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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