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여름방학과 휴가가 몰리는 7, 8월은 극장가 최고 성수기로 꼽힌다. 국내 4대 투자배급사로 꼽히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국내외 작품들이 여름 극장가에 쏟아진다. 영화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등이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8월 극장가에는 한국영화 골라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더욱 뜨거워진 흥행 전쟁에 뛰어드는 기대작을 소개한다.
#. ‘덕혜옹주’
3일 개봉한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역사의 격랑 속에 비운의 삶을 살았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권비영 작가의 소설 ‘덕혜옹주’를 원작으로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팩션(Fact+Fiction)으로 스토리에 활력을 더했다.
영화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덕혜옹주의 불운했던 삶, 그리고 그 속에서도 평생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그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덕혜옹주로 분한 손예진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강렬하다.
거듭된 고민으로 완성된 손예진표 연기는 표정, 눈빛만으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세밀한 문체로 담아낸 원작만큼 덕혜옹주가 겪었을 고난의 시간을 온몸으로 표현한 그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나갔고, 손예진의 내공은 백발의 노인이 된 덕혜옹주에서 제대로 터진다. 고국의 땅을 밟을 기회를 눈앞에 두고 절망에 빠지는 모습부터 고국을 향한 그리움에 피눈물을 쏟는 그의 소름 돋는 연기는 덕혜옹주의 아픔을 그대로 전달해 눈물 없이 볼 수 없다.
#. ‘국가대표2’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 감동 드라마로, 역대 스포츠 영화 흥행 1위 ‘국가대표’를 잇는 작품이다.
영화는 북한 대표팀 출신 아이스하키 선수 지원을 중심으로 각양각색의 캐릭터가 모여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꾸리게 되는 성장 과정을 담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도전과 성장 속에서 피땀 흘려 얻은 값진 승리, 그 안에서 피어오르는 감동과 유쾌한 웃음으로 폭 넓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각기 다른 사연에서 전달하는 유머 있는 성장담과 도전기, 가족애 등을 그려나가는 배우들은 실제 아이스하키 선수처럼 혹독한 훈련을 거쳐 좀 더 생생한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고, 이는 진정성 있는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긴다.
#. ‘터널’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 재난 드라마로, 오는 10일 개봉한다.
터널에 갇힌 한 남자를 구하기 위한 과정을 담은 영화는 간단한 구조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현실인지, 영화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한국사회의 자화상이 그대로 담겼고, 이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퇴근길, 붕괴된 터널에 갇힌 평범한 자동차 세일즈맨이자 아내와 딸이 있는 가장 정수 역을 맡은 하정우는 터널 안에 갇힌 인물의 불안정한 감정과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그가 완성한 현실감 있는 캐릭터는 극의 몰입을 더한다.
#. ‘서울역’
흥행몰이에 한창인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를 본 관객이라면 이 작품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은 의문의 바이러스가 시작된 서울역을 배경으로, 아수라장이 된 대재난 속에서 오직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오는 18일 개봉 예정.
이미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실버 크로우상 수상에 이어 몬트리올 판타지아 국제 영화제, 에딘버러 국제 영화제, 뉴샤텔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뉴욕 아시안 영화제, 스페인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 추가로 초청된 ’서울역‘은 여름극장가 기대작 중 하나로 류승룡, 심은경, 이준 등이 목소리 연기를 펼쳐 몰입도를 더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후시 녹음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그림 위에 목소리를 입히는 작업이 일반적인데, ‘서울역’은 배우들이 대본을 리딩하듯이 목소리 연기를 펼친 후 이들의 연기에 알맞은 그림을 입히는 작업을 거치기 위해 전시녹음을 채택해 현실감을 높인다.
#. ‘올레’
8월 극장가 막차를 타는 영화 ‘올레’(감독 채두병)는 오는 25일 관객과 만난다. 영화는 퇴직 위기에 놓인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분), 13년째 사법고시 패스 임박 수탁(박희순 분) 그리고 겉만 멀쩡한 방송국 메인 앵커 은동(오만석 분), 인생에 쉼표가 필요한 때,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세 남자의 뜻밖의 일탈을 그린 작품이다.
‘올레’에는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이 호흡을 맞췄다. 제대로 망가진 이들은 유쾌한 케미로 시원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 신하균은 이번 ‘올레’에서 대기업 과장으로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한없이 쪼잔한 중필로 과감한 연기변신을 예고한다.
박희순은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 이어 또 한 번 신하균과 완벽한 연기 호흡을 자랑한다. 이제껏 보여왔던 캐릭터와는 다르게 말만 번지르르한 만년 사시준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