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반발한 중국이 한국 연예인과 콘텐츠에 대한 제재를 가한다는 '보복설'이 불거졌다.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 취소와 한국 배우들의 하차설이 얽히면서 관계자들은 숨죽인 채 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6일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KBS 2TV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팬미팅은 돌연 취소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측은 지난 3일 '불가항력적 이유'라고 설명하면서 팬미팅 연기를 통보했다. 배우 김우빈, 수지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누적 조회수가 6억 건을 넘어설 만큼 현지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후난위성TV 드라마 ‘상애천사천년(相愛穿梭千年)2: 달빛 아래의 교환’ 촬영 중인 유인나는 때 아닌 하차설에 휩싸이도 했다. 촬영이 절반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최근 갑작스럽게 하차를 통보받았다는 소문이었다. 그룹 와썹, 스누퍼 등 일부 가수들도 중국 스케줄이 취소됐다고 알려졌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뒤 연예계에서는 '중국발 사드 보복설'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소문과 연예인들의 중국 일정 등이 연일 전해지면서 단순히 뜬소문일 줄로만 알았던 보복설에 연예계 관계자들도 바짝 긴장했다. 중국 정부의 구체화된 '한류 제재 방침'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혹시 모를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최근 중국에 대한 비중을 높여왔다. 가요계에서는 한중 합작 그룹이 탄생했고, 중국의 자본이 한국 가요 기획사에 투자하거나 이를 사들였다. 완전 사전 제작이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드라마 쪽에서는 중국에 동시 방영하면서 수익을 높였고, 판권 판매도 늘었다. 올해 화제작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것이 좋은 예다.
중국을 향한 한국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의 구애와 중국의 한국 콘텐츠 수요가 맞아떨어져 중국은 한국 문화 산업의 거대한 소비자로 떠올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두 국가의 정치적 변화에 따라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들이 중국의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
사드 배치와 보복설이 불거지자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CJ E&M 주가는 지난 5일 전날보다 3~7% 하락했다. 미래에 대한 투자 가치도 반영되는 주식시장에서 한국 연예계의 중국에 대한 향후 움직임이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드 보복설이 이어질 경우에는 중국에서 그동안 활동했던 연예인들보다 이를 준비하고 있는 가수나 배우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 이름값이 있고, 팬을 확보한 이들보다는 불리한 위치에 놓여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중국발 사드 보복설'은 단순히 소문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되면 한국과 중국 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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