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view] ‘올레’, ‘갑갑한 현실 감옥’을 탈출한 세 남자의 탈옥기

여름휴가를 아직 떠나지 못했다면 ‘올레’를 통해 미리 제주를 느껴보자

[MBN스타 최윤나 기자]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분), 13년 동안 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수탁(박희순 분), 방송국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분). 대학교 동기인 세 사람은 우연히 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을 듣고 제주도로 향한다. 사회의 치열함 속, 그 벼랑 끝에 서 있던 세 사람이 사회를 떠나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영화 ‘올레’의 세 주인공을 각각의 삶 속에서 애환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다들 ‘팔자좋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사연을 품고 절망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대학교 때 함께 떠난 MT 속 그 장소 제주도를 다시 찾으며, 갑갑함은 잊고 풋풋했던 그 때의 마음가짐으로 제주도 곳곳을 여행한다.

↑ 사진=대명문화공장, 리틀빅픽쳐스 제공

서울에서 제주도의 거리,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서 20대의 나이 차이처럼, 점점 잊힌 청춘의 기억을 다시 한 번 아로새기며 청춘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격식 있는 정장을 입고 제주도에 도착했던 이들은, 4박5일간의 여행이 끝나갈 때 즈음엔 다소 촌스럽지만 유쾌한 복장으로 변모한다.

‘올레’의 배경이 된 제주도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로 손꼽히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섬의 모습에 저절로 사회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잊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회의 각박함에서 벗어난 세 남자의 모습을 담은 제주의 모습은, 그런 면에서 ‘올레’의 의미를 더한다.

↑ 사진=대명문화공장, 리틀빅픽쳐스 제공

특히나 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세 남자의 이야기는 공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영화 속에서 세 사람의 나이는 같지만,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나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 그리고 이미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사람들 등 다양한 공감 포인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 세 사람의 호흡은 빼놓을 수 없는 ‘올레’의 매력이다. 영화 속 설정이, 설정이 아닌 현실 속 그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들게도 만든다. 또한 완벽하게 망가진 박희순의 코믹연기가 영화 초반에 분위기를 확실하게 이끈다. 허나 초반에 펼쳐졌던 다양한 설정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전개되는 것 같은 느낌은 아쉬움을 느끼게 만든다. 오는 25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