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은 가족애와 현실 공감을 섬세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며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작품이다.
사별과 이혼으로 인한 한부모가정,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 얹혀사는 철없는 캥거루족 등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사회적 이슈와 고민들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담아내고자 했던 ‘아이가 다섯’은 섬세하면서도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연출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배우들의 열연도 한몫했다. 이중 ‘아이가 다섯’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성훈은 신혜선과 함께 커플 케미를 이루며 티격태격하다가도 달달한 분위기를 오고가는 청춘로맨스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6개월간 김상민으로 살면서 까칠함부터 귀여운 순애보까지 다양한 매력을 과시한 성훈은 ‘아이가 다섯’이 첫 느낌을 ‘따뜻한 드라마’로 기억하고 있었다. 대본을 보고 많은 인물들의 대사를 살펴봤을 때 자극적인 요소가 없어 따뜻한 주말드라마가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민은 자기 멋대로 사는 친구인데 중간에 좋은 여자를 만나면서 순애보로 변하는 캐릭터였다. 상민을 최대한 자유로운, 뭘 하든 얽매이지 않는 캐릭터로 표현하려 했다. 순애보로 변한 상민의 모습은 충분히 공감이 갔었다. 남자가 여자한테 빠지면 그럴 수 있다고 봤다. 상민과 닮은 점을 찾자면 한 번 빠지면 푹 빠지는 것?”
성훈은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돈다는 귀여운 허세 골퍼부터 세상에 다신 없을 사랑꾼까지 그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갑자기 연태(신혜선 분)에게 빠진다고 해서 무언가 ‘급’ 변한 모습을 그려내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적정점을 찾아갔다.
“최대한 상민의 캐릭터를 가지고 가면서 미세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따로 주문하신 건 없었다. 오히려 내가 너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한 번씩 여쭤봤었다. 연기하다보니 드라마 색깔에 안 맞게 너무 나만 튀어 보이는 게 아닌가 라는 느낌이 있었다.”
그의 거듭된 고민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무엇보다 프로골퍼일 때와는 상반된 순애보적인 모습은 로코물의 분위기를 풍겼고, ‘아이가 다섯’에 젊은 시청자들을 확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혜선과 호흡이 정말 좋았다. 처음 보기 전부터 신혜선의 전작을 보고 이 배우와 내가 언젠간 호흡을 맞추면 잘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막상 맞출 때는 그냥 서로 재밌게 연기했던 것 같다.”
성훈은 이번 ‘아이가 다섯’을 하면서 평소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한 부분이 있다. 바로 자신의 기사나 댓글, 출연작품의 관련 기사들을 절대 찾아보지 않던 그가 ‘아이가 다섯’ 촬영 기간에는 관련 기사나 댓글을 찾아봤다는 거다.
“‘아이가 다섯’을 하면서 기사를 많이 본 편이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다시 (검색을) 안하고 있긴 하다. 인터넷을 잘하고 서치를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굳이 내 기사를 찾아서 댓글을 읽고 그러진 않았다. 내 기사가 별로 궁금하지 않다. 아무래도 이번엔 처음 시도해보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많은 실험을 했던 터라, 그게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이 있을지가 궁금했다.”
‘아이가 다섯’으로 다음 작품을 향한 큰 발판을 얻게 됐다는 성훈은 사실 27살 후반이 오기 전까지 욕심이 없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여러 번 생각 끝에 바로 뛰어들어보는 성격을 지닌 그는 연기 역시 문득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발을 들여놓게 됐다.
“27살 끝나갈 무렵, 연기가 그냥 하고 싶더라. 어디에서 자극을 받아 뭘 하는 성격은 아니라 무작정 하고 싶은 걸 하는 편이다. 그게 도전 정신일 수도 있고, 생각이 없는 걸 수도 있지만 디제잉도 그렇고 연기도 문득 해보고 싶었다.”
연기를 시작하는 나이치곤 늦은 나이에 연기자의 문을 두드리게 된 그는 15kg가량 살을 빼는 것부터 시작했다. 배우들한테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성훈은 이제는 ‘연기’가 그냥 하고 싶었던 존재가 아니게 됐다.
“아무래도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