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신혜선, 참 만날 때마다 ‘성장’이란 단어가 절로 생각나는 배우다. 작품 속 비중으로도, 연기로서도, 배우로서도 늘 만날 때마다 무언가 하나씩 늘어나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너무 스르륵 지나가서 잘 모르겠다”며 미소를 짓는다. 그 수줍은 미소만큼은, 변하지 않는 딱 한 가지인 것 같다.
신혜선은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에서 이연태로 활약하며, 성훈과 풋풋하고 설레는 로맨스를 펼쳤다. 그는 지난해부터 참 바쁘게 달려왔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 출연한 후 곧바로 ‘그녀는 예뻤다’에 들어갔고, 그 이후 ‘아이가 다섯’에 연달아 출연했다. 거기에 영화 ‘검사외전’으로 화제를 모으고, ‘하루’에선 변요한의 아내로 등장한다. 바빠진 만큼 인기도 올라갔을 터인데, 정작 그는 “잘 모르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 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 |
“인기를 체감하느냐고? 전혀.(웃음) 쉴 때에는 집에 있고, 만나봤자 정말 친한 지인이나 회사 사람들이 전부였다. 그래서 체감할 시간이 없었다. 오히려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 많은 분들이 ‘인기 실감하십니까’라고 묻는 걸 들으면서 실감을 하곤 한다. 그리고 팬들이 생겼다.(웃음) 얼마 전에 제 생일이었는데 팬들이 케이크를 만들어서 줬다. 정말 감동 받았다.”
지난해 ‘오 나의 귀신님’을 하기 전 인터뷰를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어렵다고 소문난 ‘주말극’에서 주요 배역을 소화하고 영화까지 준비하고 있는 신혜선을 보고 있으니 세월이 빠르단 말이 절로 실감이 났다. 신혜선 또한 “이렇게 새삼 뒤돌아보니 1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오 나의 귀신님’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수루룩’하고 지나갔다. 최근엔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봐주시는데, 전 그게 ‘아이가 다섯’이 정말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드라마가 인기가 많았던 거고, 저는 그 인기에 편승을 한 거다. ‘신혜선’이란 이름이 알려지려면 아직도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하지 않을까. 저는 아직 ‘아이가 다섯 연태’라고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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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그와 인터뷰를 할 때에도 그는 때때로 ‘참 시간이 수루룩 지나갔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학교 2013’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갔다며 신혜선은 “제가 꿈꿨던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인식할 새도 없이 시간이 지나가니 그저 ‘꿈’ 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말 이럴 줄 몰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오 나의 귀신님’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작품이 끝나고 나면 ‘이제 다음엔 뭘 해야하지?’란 생각이 늘 힘들었다. 이를테면 ‘고용안전’이 불안했던 거다.(웃음) ‘아이가 다섯’ 끝나고도 일이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다. 앞으로도 ‘고용안전’으론 늘 시달릴 거다. 그게 배우의 숙명이란 생각도 든다. 제가 열심히 하면 주어지는 것이니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신혜선은 “누군가가 그랬는데, 배우는 기다림의 직업이라 하더라”고 말했다. 데뷔를 하고, 작품을 하면서도 또 그 다음을 기다려야 했던 신혜선에게 기다림은 ‘절실함’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자연스레 배우의 길을 조금씩 느껴가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기다림의 직업’이란 말이 정말 딱 맞는 것 같다. 일도 기다려야 하고, 촬영을 할 때에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수면 위로 올라오는 때도 기다려야 한다. 제가 저를 봤을 때에도 정말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과분하게 잘 됐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의 기회들을 발판 삼아서 잘 해봐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 |
그런 신혜선에 소중한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영화 ‘검사외전’으로 화제를 몰았다면, 이번엔 ‘하루’라는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서 조금 더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 그는 “주도적으로 영화를 끄는 역할은 아니다”라며 웃으면서도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변요한, 김명민 선배님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격 아닐까. 비록 주도적으로 영화를 끄는 인물은 아니지만, 영화상에서는 분명 중요한 역할이고, 큰 의기가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쉬는 시간에 두 분이 작품에 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역시 다르다’란 생각을 했다. 배우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참 ‘폭풍’같이 지났던 1년이다. 신혜선에 앞으로도 잘 될 것 같느냐고 장난 섞인 질문을 하자 “더 잘 될 수도, 더 잘 안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거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며 성숙한 답변이 나왔다. 데뷔도 늦게 했고, 연기가 간절했을 무렵 시작했기 때문에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신혜선. 참, 내년엔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가 된다.
“올해 참 폭풍같이 지났다. 작품도 연달아 했고,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