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눈에 띄는 새 얼굴이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新 스타발견’에서는 눈에 띄는 신선한 배우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파헤쳐봅니다.<편집자 주>
[MBN스타 최윤나 기자]
↑ 사진=옥영화 기자 |
◇ 완성된 ‘밀정’을 보고 나서 어떤 느낌이었나요?
“처음 봤을 때는 제 연기에 대한 궁금증이 커서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었어요. 두 번째 봤을 때 관객의 입장에서 봤는데 정말 재밌었죠. 영화적인 감각으로 봤을 때는 정말 오밀조밀하고 세밀한 부분들이 ‘역시 김지운 감독님이시다’ 했어요.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이려고 노력했죠. 근데 이제껏 본 영화 중에 최고의 작품이에요(웃음).”
◇ ‘밀정’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회사에서 제 프로필을 줘서(웃음), 그리고 연락을 받고 오디션을 보면서 계속 기다렸어요. 근데 너무 하고 싶던 마음이 크다 보니까, 기다리는 시간도 괴롭더라고요. 차라리 안 되면 거절이라던가, 작은 단역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정말 하고 싶은 역할을 하게 됐다고 연락을 받아서, 그땐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어머니한테 울면서 전화도 했고요.”
“(캐스팅) 당시에 감독님이 모든 배우들의 영상을 다 보셨는데, 처음으로 그렇게 오디션을 많이 보셨다고 하셨어요. 또 이렇게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이 많다는 걸 처음 아셨다 하셨고요. 이제는 그렇게 오디션을 안 보실 것 같아요.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너무 많으니까 아까운 배우들도 있고, 그런 게 많이 괴로우셨다고 하셨죠.”
↑ 사진=옥영화 기자 |
◇ 긴 머리, 수염 모두 분장이 아니라 직접 준비를 했던 부분이었나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수염도 안 자르고 머리도 안 잘랐어요.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을 원하실지 몰라서 그냥 길렀죠. 제 역할 콘셉트 사진이 있었는데, 그게 원래는 동그란 안경에 반 가르마 머리였어요. 어떻게 보면 깔끔하면서 지식인 같은 이미지였는데, 막상 제 머리랑 수염을 보시더니 그 콘셉트로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보람있었죠(읏음).”
◇ 촬영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요?
“제가 영어로 대사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대사를 촬영 전날 밤에 주셨어요. 연기를 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외국어 연기를 하는 일이 힘들다는 걸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됐죠. 한국어 대사에 감정을 싣는 게 연기인데, 외국어는 그런 감각이 없으니까 뜻을 모른 채 감정을 전달하는 거라 힘들었죠. 그 신을 촬영할 때 400명 정도의 엑스트라가 대기를 하는데, 제가 실수를 하면 그 분들이 전부 다 세팅을 다시 해야 했어요. 그 압박감이 커서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었죠. 근데 결국 NG는 없었어요(웃음).”
◇ 송강호 선배와의 호흡은 어떠셨나요?
“제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변호인’을 80번 정도 봤어요. 송강호 선배와 호흡하는 게 저에게는 꿈이었죠. 그래서 그냥 하루하루가 행복했고, 자체가 꿈이었어요. 제일 좋아하는 감독님과 존경하는 선배님 앞에서 연기를 한다는 게 그냥 하루하루가 행복했어요. 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제가 영화에서 송강호 선배한테 뺨을 맞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 선배님을 3박4일 동안 설득시켰어요. 선배님도 고민을 많이 하셨고요. 그 신 자체에 대사가 많고 인물들이 어떤 긴장감을 고조시켜야 했었고요. 그래서 제가 뺨을 때리는 게 어떻냐고 하루하루 말씀을 드렸었어요. 그렇게 조금씩 수긍하시더니 촬영 당일에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선배님이 제 의견을 수긍하시도 감독님께 저 대신 설득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 신이 나왔고, 편집이 안 돼서 너무 좋았죠.”
◇ 어떻게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 했는지 궁금해요
“제가 대기업 해외마케팅팀, 기획조정실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회식을 하고 술에 취해서 자려고 하는데, TV에서 SBS ‘기적의 오디션’ ARS에 지원하라는 걸 보게 된 거에요. 어릴 적부터 연기에 대한 끼는 있었어요. 먼 꿈이었죠. 근데 집안 사정도 어렵고 하니까 대기업에 들어가서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이었는데 술김에 ‘기적의 오디션’ 접수를 했는데 이후에 연락이 와서 오디션을 보러 간 게 이 인생의 시작이에요(웃음).”
↑ 사진=옥영화 기자 |
◇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 하셨었나요?
“영화를 너무 좋아해요. 중, 고등학교 때 욕망이 오르는 시기잖아요. 그걸 풀 데가 딱히 없는데 전 그걸 영화로 해소했어요. 주로 극장에 갔죠. 아내가 CGV, 롯데시네마 VIP에요. 매주 어떤 영화든 봤어요. 지금은 시간이 안 되니까 못 보고 있지만, 시간이 된다면 ‘밀정’은 조조부터 계속 볼 거예요. 회사친구는 휴가를 쓰고 ‘밀정’을 보러 간다고 하더라고요(웃음).”
◇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요?
“제가 회사를 다니던 2010년에 지금의 부인과 결혼을 했어요. 근데 제 부인은 연기를 하는 걸 전혀 반대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은 전부 반대를 했죠. 제 자랑을 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제가 회사 생활을 해왔던 모습이 있었으니까 그걸 믿었던 것 같아요.”
◇ 이번 ‘밀정’을 처음 봤을 때 부인 분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못생겼다고 하던데요?(웃음) 못 생긴 거, 중국어가 어색한 거 빼면 괜찮다고 한 거 보니 연기는 괜찮았나 봐요(웃음). 부인이 굉장히 직설적인데 의외로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니까 뿌듯하더라고요.”
◇ 앞으
“영화 두 편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연기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이라서 너무 감사하죠. 또 오는 10월에는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에 중국 사신으로 나와요. ‘밀정’에서는 중국정보통이었고, ‘사임당’에서는 중국 사신으로 나오는 거죠(웃음).”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