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윤이수 작가는 히트작인 ‘구르미 그린 달빛’을 포함해 12개의 로맨스 소설을 집필했다. 윤 작가의 소설은 대부분 역사물이다. 특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홍운탁월(烘雲托月)’이라는 동양화의 기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홍운탁월’은 직접 달을 그리지 않고 구름을 표현해 그 뒤에 숨은 달달 상상하게 하는 동양화의 기법이다.
“‘홍은탁월’에 빠져 그림을 보러 다니다가 ‘백성의 뜻으로 세운 군주’ 이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구름이 백성이고, 달이 군주인거죠. 구름이 그린 달빛.”
조선왕조의 헌종에 대한 얘기를 쓰고 싶었던 윤 작가는 자료 수집 중 헌종의 아버지인 익종(효명세자)에 대해 알게 됐다. 효명세자에 대해 “재능이 너무 많으셨다. 시도 잘 쓰고, 춤도 잘 추고, 말 그대로 ‘예술인’이셨다. 그분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고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시작된 계기를 설명했다.
“효명세자가 오래 살았더라면 어떤 사랑을 했을까. 현실에선 일찍 돌아가신 이분에게 행복을 몰아주고 싶었어요. 가상의 인물인 라온이를 만들어서 라온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캐릭터를 만들었죠.”
윤 작가는 시간이 남으면 조선왕조실록을 읽는다. 그는 “유명한 사람도 많지만 숨어있는 인물의 이야기도 많다”고 조선왕조실록을 읽어볼 것을 강력 추천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다음 작품인 ‘해시의 신루’도 조선왕조실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조선의 과학자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장영실 말고는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보니 세종대왕의 아들인 문종에 대해 알게 됐어요. 세종대왕님의 업적 중 아들 문종이 이룬 업적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죠.”
드라마가 방송되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는 헌종, 문종, 효명세자 등 드라마 관련 검색어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윤 작가는 “사람들이 잘 모르던 분들에 대해 ‘구르미 그린 달빛’ 덕분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너무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가 유독 왕세자를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윤 작가는 “왕은 위치가 있기 때문에 흔들리면 안되고, 왕이라서 눈을 감아야 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왕세자는 훨씬 자유분방하면서도 왕에 버금가는 권력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왕
윤 작가는 집필을 마친 ‘해시의 신루’에 이어 새 작품으로 독자들을 찾는다. 다음 작품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어떤 분이라고 딱 말씀드릴 순 없어요. 그러나 다음 작품도 조선의 왕세자가 주인공이랍니다.(웃음)”
shinye@mk.co.kr/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