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원작이 있는 작품들은 항상 제작 과정에서 원작과 방향성을 같이 할 것인가, 독자노선을 걸을 것인가 고민에 빠진다. 많은 원작 작가들은 자식과도 같은 작품이 별개의 방향으로 재가공되길 원치 않기 때문.
그러나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이런 걱정을 덜었다. 원작 소설의 저자 윤이수 작가는 과감히 드라마 극본을 비롯해 작품 전개를 전적으로 드라마 제작진에게 일임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 그러나 윤 작가는 “드라마는 드라마 전문가들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원작과 드라마는 별개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원작은 있지만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김민정, 임예진 작가님과 김성윤, 백상훈 감독님의 작품이죠. 글로 읽을 때 재밌는 부분과 영상으로 볼 때 재밌는 부분은 다르잖아요. 충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윤 작가는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며 소설과 드라마를 “평행선상에 존재하는 두 개의 별개 작품”이라고 평했다. 아울러 “극본가와 연출가가 내공으로 단단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에 항상 기대하고 본방을 사수한다”고 덧붙였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원작에 다양한 요소들을 더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 홍라온(김유정 분), 김윤성(진영 분), 김병연(곽동연 분)에 더해 존재하지 않던 캐릭터들도 더해 극의 흥미를 높였다. 아울러 기존의 캐릭터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윤 작가는 “소설에서 볼 수 없던 부분이 있으니 더욱 재밌다”고 전했다.
“소설 속에는 중전을 비롯해 외척 세력이 나오지 않아요. 저는 웬만하면 엄마의 존재를 부각시키지 않았는데 드라마에선 과감한 캐릭터를 만드셨더라고요. 김병연도 소설에서보다 중요한 인물인 것 같아 앞으로의 내용에 기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너무 재밌다며 내내 칭찬을 아끼지 않던 윤 작가는 “해피엔딩일까요, 새드엔딩일까요? 궁금해요”라고 질문하더니 “해피엔딩이면 너무 좋겠죠?”라며 왕세자 이영과 홍라온의 행복을 빌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shinye@mk.co.kr/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