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BN스타 최윤나 기자] 오늘 날의 사진 기술이 있기 전까지, 사진을 한 장 찍기 위해서는 많은 공을 들이고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다. 찰나의 순간이면서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사진은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을 보관하는 역할을 했다.
영화 ‘은판 위의 여인’은 사진과 기억이 비슷한 의미로서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 지 표현했다. ‘은판 위의 여인’이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사진 기술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다게로타입은 금속판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 역할을 했다. 빛에 노출이 되는 시간을 오랫동안 잡고, 그 시간동안 피사체를 세운 뒤에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은판 위의 여인’에서 등장하는 사진작가 스테판은 그 방식만을 고수하며 사진 촬영에 임한다.
↑ 사진=영화 스틸컷 |
그런 스테판의 괴팍한 성격을 받아주는 조수로 채용된 장(타하르 라힘 분)은 그런 스테판의 신뢰를 얻으며 그와 함께 사진 작업을 해 나간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대저택에 스테판과 함께 사는 그의 딸 마리()는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사진 모델이 된다. 60분, 길게는 120분이라는 시간 동안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아야하는 고된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마리는 자신의 꿈을 찾아 아버지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가운데 스테판은 오래 전 죽은 아내를 집에서 목격하기 시작한다. 예전 자신이 찍었던 사진 속 모습 그대로,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는 아내를 본 스테판은 그 뒤로 점점 이성의 끈을 놓기 시작한다. 이런 스테판을 본 장은 마리와 함께 저택을 떠나 함께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을 계획한다.
↑ 사진=영화 스틸컷 |
‘은판 위의 여인’은 다게로타입의 사진에서 보여지는 여인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하지만 그럼과 동시에 영화 속에 비춰지는 은판 위의 여인은 마치 금방이라도 눈을 깜빡일 것처럼 사실적이다. 영화 속에서 스테판이 한 모델에게 사진에 자신 영혼의 일부를 넣는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던 것처럼, 그의 모델이었던 아내와 마리는 불멸의 존재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영화는 분명 죽었지만 죽지 않은 느낌을 가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