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20%대의 높은 시청률로 화려하게 막을 내린다. 기대 이상으로 각광 받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중심에는 ‘보검매직’의 주인공, 배우 박보검이 있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 캐스팅 당시부터 화제였다. 2011년 데뷔 후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묵묵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였지만 전작인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일약 국민스타로 떠올랐기 때문.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돌아오는 그가 이른바 ‘응답하라’의 저주를 깰 지부터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였다.
무엇보다 박보검으로선 데뷔 첫 사극에서 메인 주인공으로 나서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진 셈이었다. 하지만 이 영특한 배우는, 아주 영리하게도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120% 소화해내며 ‘가능성’ 속에 숨은 명배우의 진가를 톡톡히 드러냈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보여준 박보검의 힘은 오롯이 그 자신으로 인해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조각미남 스타일이면서도 보는 이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는 서글서글한 비주얼, 여기에 안정적인 대사톤까지 겸비하며 청춘 사극에 대한 대중의 불안함을 단번에 사라지게 했다.
여기에 극 초반 보여준 가벼움과 진중함을 넘나드는 적절한 배합은 그간 박보검이 쌓아온 내공을 짐작하게 한 대목. 이같은 완급 조절이 극 후반부까지 이어지면서 박보검이 그려낸 이영은 매력적인 캐릭터로 탄생할 수 있었다.
마음 속은 여리고, 유약한 듯 하지만 강단 있고 단단한 내면의 소유자 이영의 눈빛에는 힘이 있었고, 가늘게 떨리는 음성조차 신뢰감을 줬다. 이제 갓 스물 넷 청년의 눈빛에서 소위 광기만이 아닌,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박보검은 그 자체로 이영이었고, 어느새 전작들의 기억을 모두 잊게 했다.
박보검의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의 활약은 드라마를 넘어선다. 드라마를 띄우기 위한 예능 출연에도 거침이 없었고, 드라마 OST를 직접 부르며 캐릭터의 감성에 숨을 불어넣었다.
흔히 어린 나이에 큰 일을 해내면 기특하다 표현하는데, 어쩌면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에게 꼭 맞는 표현이겠다. 박보검이 아닌 누군가라도 ‘
이쯤 되면 박보검은 명실상부 ‘구르미 그린 달빛’ 최대 수혜자이며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성공시킨 장본인이라 해도 부정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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