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엠블랙’으로 연예계 데뷔해 각종 방송과 예능을 섭렵, 이후 연기 전향과 동시에 ‘연기 신동’ ‘연기 천재’ 등의 수식어를 얻으며 ‘만능 재주꾼’으로 승승장구 중인 이준. 그런 그에게도 남모를 콤플렉스가 있었다.
이준은 25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참 재능 있는 배우’라는 칭찬을 듣고 싶다.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인정받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진학 상담할 때 선생님이 떨어질 것이라고 엉겁결에 무용을 시작했다”며 “몸 쓰는 건 잘 해서 무용과로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연극영화과로 옮기려고 시작한 무용이었는데 해당 학과가 없어 그대로 쭉 무용을 전공해 대학까지 갔다. 결국엔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서 자퇴했다”고 말했다.
연기자에 대한 이준의 꿈은 중학교 때 시작됐고, 그 발걸음은 비로소 20살이 다 되서야 움직이게 됐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소심한 성격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많은 건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그는 두렵다고 했다.
이준은 “재능에 대한 일종의 강박관념 같은 게 있는 것 같다”며 “연극영화과를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무용을 전공하고 가수하던 친구가 무슨 연기를 하겠냐’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무서웠고 너무 잘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오랜 시간 꿈꿨던 일이였고, 눈앞에 기회가 찾아왔는데 어떻게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평소에는 헐렁한 부분도 있고, 뭔가에 집착하거나 감정이 예민해 캐릭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거나…그런 게 전혀 없어요. 하지만 연기만은 잘 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욕심내고 싶죠.”
그는 “사실은 영화 ‘닌자 어쌔씬’을 찍고 연기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연극영화과를 너무 진학하고 싶어서 00대학교에 시험을 봤는데 떨어졌다. 주변에 연극영화과에 붙은 연예인들이 너무 많은데 꼭 나만 떨어진 것 같아 창피하고 우울했다”고 했다.
“‘나는 재능이 없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드라마나 영화 현장에 가면 모두 연기를 전공한 사람들뿐이고, 가수 후배들 중에도 연기를 전공한 친구들이 많아요. 부럽다는 생각도 들죠. 그래서 자꾸 위축되고, 잘 해야 한다는 강박도 생기는 것 같아요. 때로는 이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해요.”
최근 ‘엠블랙’에서 탈퇴해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 터. 후회는 없냐고 물으니 그저 미소만 짓는다. “그룹 활동을 할 때나, 지금이나 연기에 대한 간절함이나 욕심, 마음가짐은 변함없지만 시간적 여유는 당연히 생겼죠. 하고 싶은 일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이어진 대답이다.
“가수 활동을 병행할 때는 여유가 너무 없었어요. 마음은 앞서는데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보니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죠. 리허설도 못한 채 촬영에 들어가거나, 현장에 도착해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촬영에 임한 적도 있어요. 그렇게 바쁘게 지내다 보니 나를 되돌아볼 시간이 너무 없었죠.”
끝으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유해진 선배님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고, 연기에 대한 고민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할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는 걸 잘 알아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고, 앞으로 채워가야 할 부분이죠. 하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 선배님을 만나 관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죠.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선 최선을 다한 작품이에요. 앞으로 좀 더 그릇을 넓히고, 자연스럽게 성장하다 보면 더 많은 칭찬을 받을 날이 오겠죠? 하하!”
영화 ‘럭키’는 성공률 100%의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
이준은 극중 우연히 찾아온 인생 역전의 기회를 얻고 형욱의 비밀스럽고도 호화스러운 삶에 푹 빠져 버린, 찌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선함을 지닌 재성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사진 강영국 기자/ kiki2022@mk.co.kr